금속 대량 밀수 시도 보안소장 체포돼…”충성자금 상납 때문에”

대량의 금속을 중국에 밀매하려던 북한 함경북도의 한 공장기업소 보안소장과 사건에 가담한 여동생과 그의 남편이 지난 2일 북한 당국에 일제히 체포됐다.

내부 소식통이 18일 데일리NK에 전한 사건의 자세한 경위는 이렇다.

박 모 소장은 지난 9월 중순 공장에서 생산된 합판을 빼돌린 뒤 자신의 여동생에게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이를 판매하도록 지시했다. 박 소장은 또 여동생에게 합판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적동과 황동 수백kg을 구매하고, 해당 금속을 컨테이너에 위장 포장하도록 했다.

여동생은 박 소장의 지시대로 금속을 구매해 위장 포장하고, 이를 트럭에 실어 남편 김모 씨가 있는 함북도로 이동했다. 이후 해당 금속을 밀수 통로인 국경지역까지 운송하는 일은 박 소장의 매부인 김 씨가 주도했다. 함북 지역의 한 기차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 씨가 금속을 군수용 열차칸에 실어 양강도 혜산으로 보내는 일을 꾸민 것.

하지만 이들의 밀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군량미나 시멘트 등을 나르는 군수용 열차칸에 금속을 실어 보내는 치밀함을 보였지만 북한 당국의 촘촘한 정보망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소식통은 “지난 2일 여동생과 매부가 열차에서 물건을 옮길 때 보위사(보위사령부)가 포위해 이들을 체포했다”며 “사전에 동향과 관련 정보를 모두 장악하고 들이닥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위사는 한국의 기무사령부에 해당하는 부대로, 도청 등을 통해 군내 기밀 유출을 감시하면서 수사 및 체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동생 부부는 현재까지 혜산 보위사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이 취조 받는 과정에서 배후에 박 소장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박 소장도 2일 길주군 보안서 수사과에 긴급체포됐다”면서 “12일부터 예심과로부터 예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해임·철직 등 엄중한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 형법에 따르면, 그는 국가재산훔친 죄(91조), 밀수죄(119조), 수출입질서위반죄(120조), 설비·물자·자재·자금의 비법처분죄(135조) 등을 범한 죄인이다.

특히 다른 지역(양강도) 보위사가 적발했다는 점에서 박 소장을 담당하는 보안서(함경북도)도 간단히 넘길 사안이 아니게 됐다.

소식통은 “박 소장은 옷을 벗을 것 같고, 여동생과 그의 남편은 최소 6개월 이상의 단련형이나 1년 이상의 교화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박 소장은 현재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중되는 충성자금 상납 독촉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왜 이런 짓을 했나’는 예심원의 추궁에 “알다시피 충성의 당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돈 나올 데는 없고, 년간 총화는 다가오니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