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피살’ 주목되는 국제공조 압박

정부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해결을 위해 국제공조 카드를 꺼내든 것은 북한측이 계속 남북 차원의 해결방안 모색에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북한의 태도로 볼 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단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북한의 군사구역이라는 점, 그리고 남북간 현 상황이 특수하다는 점 등이 신속한 사건해결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북한은 정부가 요구한 두차례의 ‘합동조사’도 거부했다. 그리고 현대아산 관계자의 현지 방문결과도 북한의 입장 선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을 재확인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강산 관광의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북한측도 부담감을 가질 것으로 판단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왔으며 그 가운데 하나가 국제공조 카드다.

다만 국제공조 가운데서도 일각에서 제기하는 국제기구를 통한 압박 방안은 활용하기 어렵다는게 정부 당국자들의 생각이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일본군 위안부 사건 등 대규모로 발생한 사건이나 특정사안이라고 하더라도 상당한 시일 동안 지속적으로 행해진 인류보편적 사안이 아닐 경우 유엔 등 국제기구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실적으로 북한에 영향력을 지닌 주변 국가와의 공조를 통해 실질적인 압박을 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북한의 조사단 방북 거부에 따른 후속 조치 차원에서 “국제공조 문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중 통일장관도 같은 날 “국제사회에 나쁜 여론이 조성되면 6자회담에 참가해서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북한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북핵 협상에 따라 다음달 11일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탈출할 시한임을 북한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런 점에서 오는 2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가 중요한 외교공간으로 주목되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과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이번 회의를 통해 ‘금강산 피살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메시지를 모아보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특히 유명환 외교장관은 북한의 박의춘 외상과의 만남이 성사되면 합동조사단 수용 등 우리측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국제공조 압박이 효과를 발휘할 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민간인 관광객이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라는 점이나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재등장하려는 북한의 의지가 강한 점 등을 감안하면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박이 고조될 경우 태도 변화를 가시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강산 관광이 북한에 중요한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꺼리는 북한이 외부 변수 등을 생각해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정부는 기대하는 분위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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