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피살’ 재구성 가능할까

북한의 협조 없이 ’금강산 피살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까.

’금강산 피살사건’을 둘러싼 의문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진상규명을 위해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8개 부처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14일 가동했다.

북한이 금강산 현지 조사를 거부했기 때문에 조사단은 일단 사건 목격자들, 숨진 박왕자(53.여)씨와 동행했던 지인들의 증언과 국과수 부검결과 등 국내에서 수집할 수 있는 각종 정보를 토대로 현지조사를 대비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게 된다.

체크리스트는 50대 중년여성이 숙소에서 사망 지점까지 3㎞ 정도의 거리를 20분에 주파하는 것이 가능한지, 통제펜스에 설치된 CCTV가 작동됐는지, 총격 시간대에 육안으로 사람의 형체를 어느 정도까지 파악할 수 있을지, 경고사격이 이뤄졌는지, 부검 결과 등 당시 상황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사항들이 총망라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사단은 이 과정에서 각종 과학적 기법을 동원해 북측이 밝힌 사건 경위의 ’모순점’을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조사단 활동에 대해 “과학적 기법을 총동원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향후 시뮬레이션 시행 여부에 대해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고 앞으로 해봐야 해 지금으로선 할 말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필요하면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자체조사만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이를 통해 북측이 밝힌 사건경위를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향후 사건 전개 과정에서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정부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정부도 이 사건을 ‘미스터리’로 규정하면서 진상이 규명된 뒤에나 우발적 사건이었는지, 의도적 사건이었는지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정부의 사건 성격 규정과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북 입장정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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