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피살’ 안보정책결정체계 정비 계기돼야”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연구위원이 17일 정부의 안보정책결정체계를 비판하고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KIDA의 전경만 연구위원은 ‘동북아 안보정세분석 보고서'(KIDA 발간)를 통해 “북한군이 금강산 관광객을 사살한 사건은 국가위기관리의 실효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은 군사적 위기에 해당하지 않지만 현행 안보정책결정체계의 운영상 취약점을 노출한 것이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연구위원은 “이번 사건이 우리 측에 인지된 지 4시간 이상 지난 뒤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은 위기관련 정보를 통합 조정하는 중심점이 제대로 규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불완전하고 느슨하게 편제화되어 있는 현행 안보정책결정체계를 강도 있게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안보정책결정체계를 새롭게 손질했지만 세계화 및 정보화시대에서의 위기관리의 효율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위원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대통령실장 아래 두고, 국가안보회의의 하부 상임회의체인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의장을 외교통상부 장관이 맡도록 하면서 국가안보회의 사무처를 폐지하고 국가정보원의 정책결정 과정에의 참여를 강화한 것 등을 그 같은 지적의 사례로 열거했다.

그는 “국가안보정책 결정과 위기관리의 중추가 되는 국가안보회의가 헌법기구로서 명실공히 상시로 가동하려면 그 사무처가 어떤 형식으로든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연구위원은 “이번 사건의 경우 사건의 위기관리적 뜻을 적기에 파악하지 못한 채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시간이 과도하게 지체된 점들이 위기관리 절차상 드러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이번 사건의 대통령에 대한 보고 지연은 책임자의 직급이 낮은 위기상황정보팀이 대통령실 산하로, 외교안보수석비서관과 격리되어 있어 보고체계가 일원화되지 못했고 대통령실장이 위기상황에 대한 통제와 조정 절차를 적기에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그는 “무고한 여행객을 받아들이는 북한 측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의거해 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를 우선 제대로 준수하도록 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도 이번 기회에 현행 안보정책결정체계를 속속들이 분석해 앞으로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