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재산 몰수하고 南 차기 정권 기다린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에 대한 남측과 계약 해지를 공식 선언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현대의 금강산 독점권 해지 통보에 이어 재산 정리에 들어가겠다며 관련 협의차 남측의 방북을 요구했다. 이번에도 ‘마지막 기회’라는 경고를 빼놓치 않았다.  


북한은 이미 현대아산에 대한 금강산관광 독점권을 취소했고,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정과 관련법안도 발표했다. 북한이 제정한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법은 외국 기업들이 금강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번 협의에서 남한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의사가 없다고 북한이 판단하면  실제로 남측의 금강산 부동산을 정리하고 타 외국 기업들에게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금강산에 있는 남측 재산을 정리해 실제 해외 기업에 팔아버릴 경우 관광 재개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북한이 2008년 박왕자씨와 관련 책임자 처벌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이상 금강산 재개는 힘들다”면서 “이번에 남북간 협의는 관광 재개 협의가 아니고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북한이 남한을 압박하기 위해 금강산 관광 지구 재산을 몰수 및 정리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실제로 외국 기업에게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강산 관광지구 기반시설이나 호텔 등의 건물, 진입 도로 등이 모두 남측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설사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고 해도 남측 수요를 따라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남한 당국을 압박하기 위해 금강산 지구 부동산을 몰수·정리한 상태에서 다음 정권까지 기다릴 수 있다”면서 “북한은 향후 국면이 좋아지거나 다음 정권에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북한이 재산 몰수에 나서는 것은 관광재개 압박과 함께 이명박 정권에 대한 흠집내기 일환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는 29일 열리는 협의에서 북측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다음 대책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재산을 몰수할 경우 북한의 계약 준수를 강제할 지렛대가 없는 상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지역에 있는 금강산 시설인 만큼 정부가 강제적으로 할 수단이 있을 수 없다”면서 “다만 법적, 국제적 명분이 중요하고 북한의 대응을 봐가면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북한의 금강산관광지구 재산 동결·몰수 조치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의로 중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는 이번에도 정부는 외국 기업들이 금강산 관광 사업에 참여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정부와 기업 입장에서는 북한을 제어할 지렛대가 거의 없기 때문에 몰수하면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제 3국에게 협조 요청을 한다고 하는데 만약 금강산 관광 사업을 할 기업이 우리가 협조 요청한다고 들어가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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