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사건’ 성격.해법, 전문가들 논란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의 전망을 논의하는 토론회에서 앞으로 남북관계의 향방을 가름할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의 성격과 해법을 놓고 참석 전문가들마다 의견을 내놓았으나 사건의 성격 규정과 해법에서 크게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특히 사건의 성격이 우발적인 것인지, 의도적인 것인지에 대해 시각을 달리했지만, 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경색 국면을 풀고 당국 관계를 복원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17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북핵 문제 해결 전망과 남북관계’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남북협력실장은 “금강산 사건에 대해 북한의 ‘고도의 정치적 음모’로 보는 것보다는 무고한 국민이 희생된 안타까운 사건으로 보는 게 더 적절할 것”이라며 ‘우발성’ 무게를 뒀다.

토론자인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이번 사건의 성격은 기본적으로 ‘우발성'”이라며 “북한 입장에서 계획적이었다면 서해에서 터뜨리는 게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남북관계에서 너무 앞서 나가지도, 너무 상황을 축소시키지도 않고 나름의 범위를 설정해 흐름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은 이러한 “북한의 관리 범주를 벗어난” 우발적 사고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반면 토론자인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6.15공동선언의 이행을 강조하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이 서명한 문서라는 점 때문인데, 금강산 사업도 김 위원장 시대에 만든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런 사업을 일거에 망칠 수도 있는 사건을 일개 병사가 자행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지도부의 승인 내지 묵인없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해법에서도 김근식 실장은 “진상규명 요구와 공동조사 요구는 다른 것인데,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북측은 공동조사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며 “‘과잉대응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게 북측의 운신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현 교수도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시정연설을 통해 대북정책을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줬듯 시정연설과 금강산 사태의 ‘분리 대처’가 필요하다”며 “대북 비난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비난여론만 따라 사태를 해결하려고 할 경우 중장기적 남북관계 발전에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비공식 채널을 조기 확보, 금강산 사태를 모양새있게 해결하고 이후 당국간 대화 재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이에 반해 또 한사람의 주제 발표자인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해결을 위해서는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이에는 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진상 조사에 남한 당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금강산 사건은 북한체제의 모순과 비인도적 특성이 발현된 것”으로 “1983년 국내 민항기가 소련 영공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소련이) 격추한 상황과 어찌 보면 비슷하다”고 주장하고 “당시 국제 사회가 규탄했던 것처럼 정부는 북한이 문제점을 깨닫도록 압력을 가하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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