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사건 모의실험..어디까지 규명될까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정부 합동조사단(합조단)이 27∼28일 진상규명을 위한 모의실험을 실시함에 따라 그 결과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합조단은 앞서 중간 조사결과 발표에서도 고(故) 박왕자씨 부검에 이어 목격자 진술, 현장 사진, 호텔 폐쇄회로(CC)TV 등 분석을 통해서도 고인의 이동경로, 총격 횟수, 피격 거리 등 핵심의혹을 밝혀내지 못해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한계를 드러냈다.

따라서 이번 모의실험은 사건 정황을 보다 과학적이고 정확하게 재구성하고 북한이 밝힌 사건경위의 모순점을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국과수 관계자는 부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혀 정보가 없을 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비슷한 총기류를 구해서 인형 또는 동물 실험을 해서 가능한 한 객관화한 거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발사거리나 방향 확인을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지형이 중요하고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현장에서의 탄도실험 등”이라며 정황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모의실험은 사건이 발생한 금강산 해수욕장과 유사한 환경을 갖춘 동해안 해변가에서 진행됐고 발사 거리와 방향 등을 추정하기 위한 탄도 및 사격 실험, 고인의 이동거리 측정 실험 등이 실시됐다.

탄도실험은 시신에서 발견된 두 총상을 토대로 인형 등을 이용해 총알이 들어간 곳과 나간 곳을 레이저 광선으로 연결해보는 것으로, 발사 각도와 방향, 지점 등을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부 당국자는 “총을 맞은 사람의 자세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 실험만으로 답이 딱부러지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어느 것이 더 타당한 지 추론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먼저 사격 실험은 여러 지점에서 총을 쏴 몇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사람을 맞출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피격 거리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고인이 호텔에서 나와 산책을 했을 경우, 북한군의 제지를 받고 도망갔을 경우 등을 가정해 재현해 보는 이동거리 실험은 중년 여성이 한정된 시간에 얼마나 이동할 수 있는지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사단은 이러한 실험을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한 보다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결론을 추론하고 북한 현지 조사시 북한측이 제시한 사건 경위의 모순점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현지 조사 없이는 ‘추론’에 불과해 역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문제가 남는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실험은 여러 시나리오 중 어느 것이 더 타당한지 추론하는 데 참고가 될 뿐 정확한 결론은 북한에 들어가서 현장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며 “정밀 분석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