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대가 현물지급 대안될까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등 현대그룹의 경협사업이 중대 기로에 서 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정부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순수 민간 경협이기 때문에 경제 제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미국의 강경 입장을 전달받은 이후에는 운용 방식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한 걸음 물러났기 때문이다.

일단은 현대의 대북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경우는 비켜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강산관광의 경우 사업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어떻게든 사업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져 현대로선 1998년 관광을 시작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 ‘관광 대가 현물지급’ 대안 될까 = 정부가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 운용 방식을 재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현대아산은 이 같은 조정이 사업에 미칠 파장을 주목하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현재로선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에는 변수가 워낙 많아 조정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 예측이 결코 쉽지 않아 현대아산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금강산관광 사업방식 조정과 관련, 현대아산은 관광대금을 쌀이나 비료 등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물지급 방안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관광대금을 쌀이나 비료 등 현물로 지급해 전략물자로 전용되는 가능성을 없애면 금강산관광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현물지급 방안도 검토될 수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된 것은 없고 정부와 협의하거나 북측에 제안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금강산관광 대가의 현물지급은 과거에도 검토된 바 있다.

현대아산은 1999년 한나라당 등 일각에서 “금강산 관광대금이 전략물자 마련에 전용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북측에 관광 대가의 현물 지급을 제의한 바 있다.

당시 북측은 현대아산에 “관광대금은 모두 경제 부분에 쓰이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고, 연초에 수립된 경제계획에 의해 금강산관광이 운영되기 때문에 갑자기 관광대가 수령 방식을 바꾸기도 어렵다”며 거부했었다.

결국 관건은 북한 측이 금강산관광 대가의 현물 지급 방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인데, 1999년과 다른 상황에 처한 북한 측이 현물 대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 바람 잘 날 없는 금강산관광 = 현대와 북한과의 모진 인연은 1998년 6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떼 500마리와 함께 판문점을 넘어 북한땅에 찾아가면서 시작됐다.

그해 11월 금강호가 겨울 바다를 헤치고 첫 관광객 882명을 금강산에 내려 놓은 이후 지난 7월 말까지 8년간 총 132만84명이 금강산을 방문했다.

현대는 금강산관광을 시작하면서 2005년까지 9억4천200만 달러의 관광 대가를 매달 일정액으로 나눠 송금하기로 북한 측과 합의했다가 자금난에 빠져 4억 달러 정도만 이행했으며, 지금은 관광객 1인당 70달러씩 매달 100달러 정도를 북측에 관광 대가로 지급하고 있다.

또 현대는 부두 등 금강산 관광지의 기간시설 건설을 위해 2004년 말까지 1억5천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현대가 2000년 합의한 ‘제7대 사업’ 독점권의 대가로 5억 달러를 지급한 것을 포함하면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대북사업에 투자한 돈은 총 1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현대의 금강산관광 등 경협 사업은 막대한 규모의 자금 투자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흔들릴 때마다 휘청거려야 했다.

초창기인 1999년 민영미씨 억류 사건으로 관광이 한 달 반 가량 중단돼야 했고 2003년 사스 파동의 여파로 또다시 두 달 정도 관광을 멈춰야 했다.

작년에는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개인 비리 사건으로 인해 북측과 마찰을 빚고 하루 관광객이 600명으로 줄어들면서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그나마 작년 처음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관광객 목표를 40만명으로 올려잡고 내금강 관광까지 추진했지만, 갑자기 터진 미사일 발사와 여름 수해로 큰 손실을 입은 데 이어 이번에는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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