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길 열지 못한 조건식 사장 사의 표명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이 18일 사의를 표명했다. 조 사장은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주주총회를 마무리 짓고 현대아산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와 사업 정상화를 위해 뛰고 또 뛰었지만 결국 매듭을 짓지 못했다”면서 “사장으로서 결과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지는 것이 회사와 사업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사의의 뜻을 전했다.


그는 또한 “관광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70% 가까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면서 “어떻게 해서든 그분들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싶었지만 끝내 그렇게 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남북 당국의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협상이 심각한 이견으로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관광재개가 요원해지자 ‘책임자’로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읽혀진다. 일각에선 지지부진한 남북 당국의 협상 자세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로 풀이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급여 삭감뿐 아니라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 것으로 읽혀지지만, 한편으론 관광 재개 협상이 시작된 이후 조 사장이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남북 당국이 좀 더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참여정부 당시 통일부 차관을 역임한 조 사장은 2008년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직후 금강산 광광이 중단되면서 윤만준 전 사장의 후임으로 8월 현대아산 사장으로 취임해 관광 재개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벌여왔다.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차관을 역임했던 그의 취임에 따라 관광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책임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마련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고, 오히려 북측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을 군사적 위협까지 강행하면서 조 사장의 관광 재개를 위한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우리 정부도 관광객 피살사건의 진상규명과 북측의 사과, 제도적 장치 마련을 선결과제로 제시하면서 관광재개는 요원해졌다.


관광길이 쉽게 열리지 못하면서 조 사장 취임 이후 현대아산은 관광중단에 따른 재정난에 따라 금강산 관광 중단 전 1084명이었던 직원을 400여명으로 줄이고, 임직원의 급여를 삭감 또는 유보하는 등 관광중단으로 인한 적자구조에 따른 자구책을 펼쳐왔다.


한편 조 사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에 현대아산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도 “일단 관광재개가 급하고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조 사장의 사임은 24일 주총을 통해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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