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피살’ 해법찾기 불가능할까

“일이 복잡한 듯 보이지만 북에서 전통문 한 장만 들어오면 의외로 쉽게 풀려갈 수도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21일 발생한지 만 열흘이 지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의 해법과 관련해 이 같이 언급했다. 꼬일 대로 꼬인 듯 보이지만 북측이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면 남북의 절충점 찾기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취지다.

현재 정부는 사건 해결 전에는 남북관계 정상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식의 강경기류인 반면 북은 12일 명승지 종합개발지도국 담화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북한이 밝힌 사건 경위와 충돌하는 증언 및 사진 등이 속속 나오고있는 반면 북측은 정부의 진상조사단 수용 요구를 받아들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진실찾기’를 둘러싸고 남북이 장기간 대치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북이 상호 명분과 체면을 살리는 방향으로 현실적인 절충안 마련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진상 규명도 중요하지만 거기에만 과도하게 천착해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만큼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장치 확보 쪽으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도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정부는 북측 군인에 의해 우리 국민이 사살된 이번 사건의 성격상 반드시 정부 당국자가 관여할 수 밖에 없으며 북측도 군부 등 상응하는 당국에서 나와서 협조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또 정부 합동조사단이 북측과 현장에서 공동조사를 진행하도록 협조할 것을 북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남측 당국자가 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북측이 수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그 경우 현장조사 수용을 강제할 만한 국제법적 근거도 마땅치 않은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 당국자들도 일단 조사단 방북이 성사된 다음에는 조사의 형식은 북측의 조사를 우리가 참관하는 방식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이 가능하다는 인식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우리 조사단이 북에 가서 납득할 만한 조사결과를 받아오면 된다”면서 “일단 조사단을 보내서 북측과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공동위원회를 꾸리고 나면 조사는 여러 방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해법을 찾으려면 북한 당국이 우선 정부의 요구에 호응하는 쪽으로 반응을 보여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현재 북측의 거부로 남북 당국간 대화 채널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만큼 북측이 이 사건에 한해서만이라도 남측과 대화를 시작해야 문제를 풀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북한이 12일 첫 담화 발표 이후 사건에 대해 침묵하는 배경에는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의 태도변화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견해를 내 놓고 있다.

즉 외화벌이 측면 뿐 아니라 대외 이미지, 대남 전략, 대내 선전 등 측면에서 이로울 것이 거의 없는 이번 사건을 놓고 북도 대응 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3월 말부터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반발로 당국자 방북을 막고 당국대화 중단을 선언한 북한으로서는 이번 사건에 한해 당국간 대화를 제한적으로 진행하는 문제 등을 놓고 대남 전략 차원에서 `장고’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비록 대화가 단절돼 있지만 성명 발표 및 전통문 공개 등으로 이미 우리 정부의 뜻은 북측에 전달됐다”면서 “우리에게 명분이 있는 만큼 원칙을 지키면서 시간을 두고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되, 불필요하게 북을 자극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