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지역 방북 불허에 민간 지원사업 차질

통일부가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후 금강산 지역에 지원사업을 위한 민간단체 관계자들의 방북을 계속 불허함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단체 관계자들이 13일 밝혔다.

북측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지원사업을 펴온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정부가 인도적 대북 지원은 한다면서도 금강산 지역이라는 이유로 방북을 불허해 지원사업에 ’차단봉’을 내려놓은 상태라고 불만을 표시하며 정부의 명확한 입장 정리를 요구했다.

금강산과 개성지역 북한 주민들에게 연탄을 지원하는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의 윤유선 실장은 “내일 고성에서 실무자 7명이 연탄 5만장을 북측에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통일부로부터 방북 승인이 나오지 않았다”며 “8월 이후 연탄만 2차례 들어갔을 뿐 실무자가 들어가지 못해 현장 모니터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005년부터 매년 고성 지역에 100만장 이상의 연탄을 지원한 이 단체는 국내 수요가 적은 여름에 집중적으로 보냈는데, 올해는 10월 현재 그 절반인 50만장 정도만 들어갔다고 윤 실장은 설명했다.

그는 추위가 본격 시작되기 전 계획량을 모두 보내려면 지금부터 연말까지 매주 연탄을 수송해야 하고 이를 위해 실무자가 동행해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데 “아직 고성은 고립된 지역”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지난달 18일에도 방북할 계획이었는데 불허 통보가 방북 계획 당일에야 왔다며 “정부에선 다른 특별한 이유없이 금강산 지역이라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하고 “새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냉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변 안전문제에 대해 그는 북측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이 “체류기간 편의를 보장”하며 “고성지역 운전, 물류기사의 신변을 보장”한다고 합의하고 최근까지 초청장을 계속 보내왔다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안전상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솔잎혹파리를 비롯한 병해충 방제사업을 돕는 ’평화의 숲’ 이정민 사무국장은 “통일부에서는 (북측으로부터) 신변안전 보장 문서를 받아와야 방북 승인을 내준다고 하는데 북측은 ’편의 보장’ 초청장을 보내면서 편의 보장에 신변안전도 포함됐다고 말한다”면서 “지금은 방북 계획을 세워봐야 통일부 승인이 나지 않기 때문에 초청장이 와도 정부의 정책변화를 기다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평화의숲은 지난 4월과 7월 금강산 산림 방제를 한 뒤 8월 3차 방제를 준비하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이후 방북하지 못하고 있고, 지난달 계획했던 이 지역 조림설계 조사단의 방문도 무기 연기했다.

단체측은 밤나무 병해충 방제는 여름이 적기인데 지금은 방제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고장난 장비를 고칠 기술진이 방북할 수 없어 약품을 보낼 시기도 놓쳐버렸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정민 국장은 “특히 현지 병해충 피해 상황을 전혀 알 수 없고, 양묘장의 종자를 채취하지도 못해 내년도 사업마저 준비할 수 없다”며 “인도적 지원사업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고성지역 협동농장을 지원하는 통일농수산사업단 측은 “7월 이후 영농물자가 최소 20차례 이상 들어갔어야 하는데 방북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며 지원사업의 차질을 우려했다.

고성지역 의료지원을 해온 국제보건의료재단 관계자 역시 “현재 의료진은 못 들어가고 의약품이나 소모품만 보내고 있다”면서 “북쪽에서는 이달 말 의료진이 방문할 것을 요청했는데 방북 승인이 비관적이어서 방북 신청을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금강산 사망 사건 후 금강산 지역에 물자는 가고 있지만 방북은 안 되고 있다”고 고성 등 지역에 대한 인적 방북 불허 방침을 확인한 뒤 “사건 후 얼마 지나지 않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신변안전 문제도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조건을 달아 방북 승인을 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봐야 한다”며 “방북 승인을 위해 여러 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 아직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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