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서 차린 눈물의 제사상

“어머니, 아들의 제사상을 받으세요.”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한 북측의 오빠가 손수 장만한 술과 북어포, 사과 등을 차려놓고 반세기만에 만난 동생들과 어머니에게 제사상을 차렸다.

6일 열린 개별상봉에서 김완식(72)씨는 남측에서 온 다섯 명의 여동생들과 함께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55년간 보살펴드리지 못한 대신 눈물의 제사를 올렸다.

남측의 큰 딸 순례(64)씨는 “돌아가면 부모님 산소를 찾아가 오빠가 가지고 온 제사상을 그대로 다시 차려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4대 독자를 끝내 보지 못하고 한 맺힌 눈을 감았을 어머니에게 아들의 따뜻한 손길이나마 느끼게 해주려는 것.

6.25전쟁이 터진 지 얼마 안 돼 집안의 장남이자 외아들이던 완식씨는 전투 중 머리에 총을 맞고 한 달 간 혼수상태에 빠졌었다는 말에 여동생들은 오열했다.

하지만 장소를 옮겨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오찬에서 6남매는 술잔을 부딪치며 슬픔에서 벗어나 “다시 만나자”라는 건배사를 외치며 후일을 기약했다.

완식씨는 태어난 줄조차 몰랐던 막내부터 동생들을 데리고 힘들게 살아왔을 큰 여동생까지 차례로 음식을 나눠줬다.

“건강은 괜찮아?” “어릴 때 오빠가 키웠던 흰 닭 생각나?”
오랜만에 만난 여동생들의 수다 속에서 완식씨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

특히 넷째 동생은 “내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가 서운하다고 하셨다”며 오빠에게 책임이 있다는 듯 따져물으며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북쪽에서 아들 하나에 딸 다섯을 둔 오빠는 난감한 듯 너털웃음을 웃으며 “어머니가 얼굴을 찡그리긴 하셨다”고 말해 동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6남매는 상봉의 마지막 행사인 삼일포 방문에서도 가는 시간이 아쉬운 듯 못다한 이야기로 얘기꽃을 피웠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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