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사건 후 첫 대규모 방북 성사

대북 인도지원 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이후 처음으로 20~23일 130여명의 방북단을 파견하면서 9~10월 잡혀있는 민간단체의 연쇄 방북에 물꼬를 틀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8월 각종 사회.문화 단체들의 방북 계획을 반려했다가 최근 민간 대북지원 및 경협 관련 단체들의 대규모 방북을 허용키로 했지만 9일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와병설이 제기되면서 북의 허용 여부가 관건이 돼 왔다.

그러나 북한이 방북 일정 개시 하루 전인 19일 초청장을 발부함으로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관계자 130여명이 당초 예정한 20일 평양행 항공편에 탑승케 됐다.

북측이 대표적 대북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방북을 허용한 만큼 27일 시작되는 ‘우리겨레 하나되기 운동본부(100여명.양묘장 준공식)’와 이달 말로 방북 일정이 조정된 ‘평화3000(약 110명.대북지원사업 모니터링)’ 등 10개 안팎의 민간 단체들의 대규모 방북이 잇달아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위원장 와병설이 전세계적 관심을 모으는 상황에서 북한이 민간의 대규모 방북을 받기로 한 것은 현재 사회 시스템에 이상이 없음을 보여주려는 것이자 민.관 분리 기조 속에 민간 교류를 통한 남북관계의 끈은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실 북한이 남측 인사들이 대거 방북할 경우 최고 지도자의 건강과 관련한 소문이 확산될 위험성을 우려, 방북을 보류시키려할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북측은 결국 방북단을 수용키로 함으로써 민간교류의 물길을 막지 않았다.

일단 정부는 우리 단체들의 연쇄 방북이 성사될 경우 금강산 피살사건 이후 힘이 떨어졌던 민간교류를 정상화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말 남북 당국간 대화가 끊긴 이후 남북관계의 버팀목이 되어온 민간 교류는 7월11일 박왕자씨 피살 사건 이후 큰 타격을 입었다.

북한이 금강산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우리 측 요구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국민 정서 등을 들어 민주노총 등 사회문화 단체들의 방북 신청을 잇달아 반려함으로써 남북 민간 교류 역시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금강산 관광은 중단돼 있고 동해선 육로를 통해 강원도 고성 지역을 방문하려는 민간 지원단체 관계자들의 방북도 8월 중순 이후 허용되지 않고 있는 등 민간 교류가 금강산 사건 이전 수준으로 복구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방북을 계기로 한 민간교류의 재개는 향후 남북관계 정상화에 앞서 양측이 신뢰를 회복하는데 기여하는 한편, 당국간 소통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우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민간 단체들이 방북 후 전해 올 북한의 상황은 우리 정부가 향후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 방향을 정하는데도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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