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사건 추가에 남북 민간교류 위축 조짐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터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이 남북간 민간 교류협력 사업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15일 대북사업 단체들에 따르면, 당초 이번주 예정된 방북 일정가운데 일부는 금강산 사건이 일어난 뒤 북측의 요청에 의해 잠정 연기됐다. 일부는 아직 북측 초청장이 도착하지 않아 실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금강산 사건 이전에 연기된 일정도 있어 모든 게 금강산 사건의 여파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들 단체 관계자들은 금강산 피살 사건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금강산 변수’가 앞으로 남북간 민간교류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대북 사업가운데 병원 방문, 의료물자 지원 등 북측 입장에서 ‘절박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연기된 사례가 많지만 공장 설립, 협동농장 관리 등 ‘경제성’이 있는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되는 사례가 많다.

나눔인터내셔날은 당초 16~19일 조선적십자종합병원의 비뇨기과전문병원 현대화사업 준공식 참석과 의료협력센터 및 탁아소 방문 등을 위해 방북하려다 금강산 사건 이전인 지난 7일께 북측의 요청으로 일정을 다음달 6~9일로 미뤘다.

국제보건의료재단은 18~19일 금강산에서 쌀과 의료소모품 지원사업을 북측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북측의 초청장이 오지 않아 예정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월드비전의 경우 당초 12~19일 평양에서 북측 관계자들을 만나 씨감자 생산기술을 지도하고 함흥시, 대홍단군(양강도)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금강산 사건 이전에 북측의 요청으로 한차례 연기됐다.

이에 따라 월드비전측은 17일께 개성에서 만나 향후 행사일정을 협의하자고 북측에 연락해 놓았지만 아직 답변이 없어 다음달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북지원 단체는 아니지만, 전국공무원노조가 15~17일 금강산에서 북측 조선직업총연맹과 열려던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공무원노동단체 대표자회의’는 북측이 13일 팩스로 “남측이 새로 일정과 장소를 논의해 연락을 달라”며 연기를 요청해와 방북 일정이 연기됐다.

그러나 일부 교류행사는 금강산 피살 사건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진행된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관계자 15명은 16~19일 감자라면 공장에 대한 지원을 협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며, 한민족복지재단 관계자 9명도 평양 빵공장 지원을 위한 사전답사에 나선다.

남북함께살기운동도 16~19일 평양과 인근 지역을 방문해 대북 지원물자의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새천년생명운동은 16~17일 금강산에서 북측과 만나 주택난방 및 주거환경 개량 사업을 논의한다.

이밖에 경남통일농업협력회 관계자 3명도 평양 장교리 소학교의 전기.배관 공사와 협동농장에서 재배중인 ‘통일딸기’의 작황 점검, 콩우유 공장 설립 논의를 위해 19~22일 방북할 예정이다.

북측은 이 단체에 대해선 금강산 사건 직후인 지난 12일 초청장을 보내 다음달 3~5일로 예정된 장교리 소학교 준공식에 참석할 명단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 대북 사업단체 관계자는 “앞으로 대북 지원 단체들은 사업을 현재처럼 계속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할 것 같다”며 “남북관계와 대북 지원 활동에는 국민 여론이 중요한데, 향후 여론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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