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정부지원 재검토할 때 됐다

▲ ‘금강산 체험학습’ 과 ‘금강산 관광 경비지원 반대 궐기대회’

통일부가 실시한 ‘금강산 체험학습’을 재검토해야 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관광객의 감소, 현대아산의 자금난, 북측과의 관광활성화 협상지연 등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하고 ‘남북간 평화조성사업’ 일환으로 지난 2002년부터 관광지원을 해왔다. 벌써 4년이 흐른 셈이다.

정부의 지원은 ▲이산가족, 학생, 교사 등에 대한 관광경비 보조 ▲한국관광공사의 남북협력기금 대출 상환 조건완화 ▲금강산 현지 외국상품판매소 설치허용 등이었다.

이중 관광경비 보조는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분단 현실과 통일 가능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대상자 선정 및 지급방법 방안을 마련한 다음, 국회 사전보고와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심의 의결을 거쳐 실시하기로 했다.

교사 38만원, 학생 23만 5천원 지원

정부는 2002년에는 실향민 등 관광객에게 215억 원을 지원했으며, 2004년 12월부터 2005년 2월까지 29억 7600만원을 교사 1,304명, 학생 18,018명 등 총 19,322명의 ‘금강산 체험학습’에 지원했다.

2004년 처음으로 실시한 ‘교사-학생 금강산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정부의 이같은 지원방침에 따른 사업이다.

통일부는 1년 뒤인 2005년 12월 16일 제163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의결을 통해 ‘금강산 체험학습’ 경비지원을 실시하기로 다시 결정했다. 그 결과 교육부와 협조, 중등학교 통일교육 관련 과목(도덕 사회 국어) 담당교사 및 통일교육 시범학교 교사, 통일교육위원 등을 선발하고 학생은 퀴즈 및 통일행사 성적우수자 등을 자체 선발했다.

재결정도 사전에 국회와 충분히 협의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금강산 체험학습’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올해 3월 8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로 진행됐다. 교사 13,986명, 통일교육관계자 493명, 학생 1,815명 등 총 16,294명이 금강산을 다녀왔다.

이들에 대한 관광경비는 남북협력기금에서 49억 7천만 원, 교육인적자원부 13억 1천만 원을 지원해 총 62억 8천만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됐으며 현재 정산이 진행 중이다.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교사 1인당 약 38만원, 학생 1인당 약 23만 5천원 정도 지원 됐는데, 이는 국내 이동경비를 제외하면 관광경비 전액에 해당된다. 2박 3일 관광의 경우, 북측에 1인당 70달러의 현금이 입산료 명목으로 지불된다.

한편 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사업 역시 육로관광 개시와 숙박시설 확충 등으로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6월 누적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했고 2월 현재 1,184,085명이 다녀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강산 체험학습’ 재검토 필요

남북간 신뢰회복과 평화정착을 위한 일환이며, 통일의식 함양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체험학습’은 여러모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북 현금 퍼주기가 핵개발비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비롯하여 현대아산에 대한 지속적인 특혜시비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기 보다는 ‘북한 바로알기’와 ‘바른 통일교육’에 돈을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반론까지 ‘체험학습’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북측과 현대아산의 불화로 인한 북측의 일방적인 사업축소 방침에 대한 합의가 된 시점(2005년 11월 말)에서 통일부의 방침 결정(12월 16일)까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조급하게 대상자를 선정한 점을 미루어 볼 때, 국민세금이 북한과 현대아산을 달래기 위한 ‘퍼주기 수단이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특히 통일부는 ‘특정기업이 평화정착사업에 큰 성과를 가지고 있는 금강산 사업에서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관광지원의 이유중 하나로 밝혔다. 그러나 이미 금강산 관광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 아산은 2004년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2005년에는 2400억 원 매출에 90억 원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따라서 통일부가 금강산 관광을 지원하는 이유가 한가지 없어졌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광지원은 이유도 궁색하다.

‘체험학습’ 대상자 선정과 지원금액도 문제될 수 있다. 첫 시행 때보다 지원액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차 때는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소외계층 등이 포함되었고 참가자도 많았지만 지원액은 더 적었다. 그러나 2차부터 더 적은 수의 학생과 교사에게 더 많이 지원되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 ‘통일의식 함양’을 위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꼭 학생과 교사가 중심이 될 필요는 없으며,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사업인 만큼 졸속적인 사업진행보다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단계를 밟아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전반적으로 ‘금강산 체험학습’은 금강산 관광과 다를 바 없다. ‘관광’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통일의식 함양’이라는 목적과는 별개다. 올바른 ‘통일의식’이란 일시적인 행사참여로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현 시점에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북한 바로알기’다. ‘금강산 체험학습’은 북한에 대해 본질보다는 현상만 보게 만드는 ‘수박 겉 핥기’ 면이 있다.

“금강산 체험학습, 北 자금지원 위한 외피”

16년간 대북사업을 해온 김찬구(통일부 통일교육위원)씨는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남북협력기금을 형식적인 ‘금강산 체험학습’에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통일정책을) 외형상 광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분단의 역사와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교육적인 차원에서 진행한다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사전에 분단과정과 통일에 대한 교육을 충분히 하고, 사업 후에도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분명한 평가와 보고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관광을 통해 북한에 자금지원을 하는 것을 ‘금강산 체험학습’이라는 외피를 씌운 것”이라며 “명분상 이름을 붙인 것일뿐 내용상 큰 의미가 없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남성욱 교수는 “(특정기업에 대한) 지원적 성격이 강한 사업이지만 금강산 관광지속을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고 평가하며 “단기적으로는 중,고등학생보다는 판단능력이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올해도 30억 책정, ‘체험학습’ 진행할 듯

한편, 통일부 관계자는 “통일교육을 위해 북한을 한번 보는 것이 효과가 있다”며 “금강산으로 체험연수 장소가 한정되어 있고 특정기업이 독점하고 있어서 그렇게 보여질 수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강산 체험학습은)통일학습과 체험을 결합한 형태이며, 통일교육 효과를 위해 지원하는 것”이라고 정당성을 설명했다.

올해도 ‘금강산 체험학습’ 지원금으로 약 30억 원이 책정되어 있으며 교육인적자원부에서도 지원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사업은 재검토 해야 할 때가 됐다. 특정기업 특혜시비, 대북 현금 퍼주기, 통일교육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관광’이라는 비판을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차라리 폐기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사업으로 대체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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