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뭘 바꾸나’ 고심

미국이 금강산관광 사업에 대해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자 정부와 현대아산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고심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17일 금강산관광에 대해 “북한 정부에 돈을 주기 위해 마련된 것같다”고 직격탄을 날린데 이어 18일에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도 한 강연에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을 두고 “더 이상 아무 일 없었던 것 처럼 해서는 안된다”고 거들고 나섰다.

유엔 결의안과 금강산관광.개성공단은 무관하다고 여겼던 한국 정부도 미국이 이처럼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는데 마냥 버틸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것같은 분위기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날 한 강연에서 두 사업의 지속 여부와 관련, “정부는 중지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운용방식이 유엔 안보리 결의나 국제사회의 요구와 조화시키고 부합하도록 필요한 부분을 조정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수정 가능성은 내비쳤다.

정부는 서주석 청와대 안보수석 주재로 외교안보부처 차관보급이 모여 매일 열고 있는 안보정책실무조정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이 유엔 결의안과 무관하다는 정부 입장에 변화는 없지만 한나라당 등 일부에서 중단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힐 차관보도 문제제기를 하니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도 조율된 조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개성공단보다도 순수 민간사업의 성격이 훨씬 짙은 금강산관광에 대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극히 드물어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사업에 대해서는 정부도 추가 분양 연기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금강산관광에는 긴장감을 고조시키지 않으면서도 수정을 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가 금강산관광에 대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면서 “유엔 결의에 명확하게 드러나 있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이 하는 일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현대아산도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금까지 최대한 투명하게 사업을 수행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손 댈 부분이 없음을 암시했다.

현대 안팎에서는 순수한 기업 논리로 운영되는 금강산관광을 두고 ‘북한에 돈을 주기 위해 고안됐다’는 힐 차관보의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도 흘러나온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대가를 북한에 전달하고 쓰이는 과정에서 더욱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일 수 있다.

현대아산은 현재 월 1회씩 관광대가를 정산, 북한이 지정하는 계좌로 송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광대가를 현물로 대체하는게 어떠냐는 의견도 있지만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또 현재 현대의 북측 사업상대인 명승지종합개발회사를 변경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지만 변경할 가능성도 희박한데다 또 설령 바꾼다 해도 북한 사회의 폐쇄성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남북 간 교역규모가 연 10억 달러에 이르는데 미국이 월 100만 달러에 불과한 금강산관광 대가를 문제삼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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