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길 오른 첫 탈북자 김형덕씨

“지금은 탈북자도 금강산에 오르는 통일시대입니다”

평안남도 개천군 출신으로 1994년 탈북한 김형덕(32)씨는 13일 부인 유성희(28)씨, 두 딸 성주(5).영주(4)와 함께 금강산 관광길에 올랐다.

김씨는 10년만에 북한 땅을 밟게 된다는 생각에 한숨도 못 잤지만 아내와 아이들에게 북녘 고향을 보여준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이 앞선다며 “이제 탈북자도 떳떳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남북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합법적으로 금강산을 관광하는 탈북자 1호임을 자처하며 활짝 웃었다.

“남북 통합에 일정한 역할과 기여를 하고 싶어요. 탈북자들이 남북한 모두로부터 소외받고 편견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안쓰러워요.”

김씨는 “남북관계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라 할 수 있는 탈북자가 보호 대상으로만 전락하고 뚜렷한 역할을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남북 통합과 화해의 안내자로서 한 몫을 담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강산 관광을 신청할 때만 해도 당국의 허가가 나올까 걱정했지만 예상 외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그만큼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씨는 오히려 탈북자 스스로 조심스러워 방북 신청을 내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탈북자의 금강산 관광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이날 통일부 관계자는 “탈북자도 대한민국 국민인 만큼 금강산 관광을 제한할 아무런 이유도, 내부지침도 없다”면서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방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북한에서 학창시절 단체로 금강산을 오른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외국관광객이 많아 제약이 많았다”며 “앞으로 기회가 닿는 대로 다른 지역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과 북의 사람들이 만나고 조금씩 이해하면서 남북관계가 조금씩 변하고 있어요. 양쪽의 구성원이 교류의 대열에 동참하다 보면 자연스레 통일과 사회통합이 이뤄질 거예요.”

남한 입국 후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씨는 북한 관련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남북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 날씨는 흐리지만 기분은 좋다”고 덧붙였다.

김씨 가족은 14일 금강산과 해금강을 관광한 뒤 15일 서울로 돌아올 계획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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