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개성관광, 유엔결의 저촉되나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17일 발표한 금강산 및 개성 관광 재개 방침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에 저촉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해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 1874호가 인도주의ㆍ개발 목적이나 비핵화를 증진시키는 용도를 제외하고 모든 회원국과 국제금융 및 신용기관에 새로운 공여나 금융지원 양허성 차관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의 1874호는 또 모든 회원국이 북한의 핵이나 탄도미사일, 다른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프로그램이나 활동에 이용될 수 있는 북한과의 교역을 위해 공적인 금융지원을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일단 정부 당국자들은 금강산.개성관광이 현대아산이라는 민간 기업의 사업이기 때문에 안보리 대북결의에 저촉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통상부의 한 당국자는 “안보리 결의는 각 회원국이 북한에 핵 및 WMD 관련 프로그램이나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보증을 하지 말라는 취지이지, 정상적인 상거래까지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대가 순수하게 사업을 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금강산.개성 관광은 WMD와 무관한 관광사업일 뿐으로, 안보리 대북결의와 통상적인 교역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안보리 제재 때문에 우리가 관광을 재개하는 데 지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이 같은 관광사업을 통해 북한으로 현금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안보리 결의 저촉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에 유입되는 현금 줄을 차단함으로써 핵 및 WMD 개발을 차단하겠다는 게 안보리 결의의 전체적인 취지”라며 “이런 측면에서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가 유엔 대북제재의 목적과 어긋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통해 북측에 유입된 자금이 핵개발에 사용된다면 안보리 대북결의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각에서도 북한이 금강산.개성관광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를 핵개발에 전용하고 있다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아울러 금강산.개성관광 사업에 정부가 지원하는 대북협력기금이 사용되고 동시에 추후 관광 서비스에 대한 비용 지불뿐만 아니라 공여나 원조 형식의 현급 지급이 이뤄질 경우도 안보리 결의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대아산이 주체가 되는 금강산.개성관광사업이더라도 대북협력기금 등 정부의 지원이 관련된다면 구체적으로 사업이 어떻게 시행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북측과의 합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받고 나서 이에 대한 검토를 통해 추후 필요한 지원이나 조치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선 현정은 회장으로부터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와 관련해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등을 듣고 북측 의도의 진위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며 “이를 토대로 앞으로 구체적으로 사업을 어떻게 해야 진행할지에 대한 검토가 종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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