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인물 9명 대담 “우리는 실패한 역사였나?”







▲’파란만장 코리아, 오매불망 대한민국’./시대정신刊

대한민국은 정통성도, 자긍심도 존재하지 않는 패배의 나라인가?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에게 전해줄 역사는 부끄럽기만 한 것인가?


신간 ‘파란만장 코리아 오매불망 대한민국(시대정신 刊)’은 독자들에게 이런 물음을 던진다.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근현대사 논란 속에서 저자가 던지는 이 같은 질문에 우리는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이 책의 구성은 독특하다. 저자 최홍재·허현준·오경섭·이종철 씨가 과거로 날아가 김옥균·이승만·박정희·성혜랑·황장엽 등 한국 근현대사 속 인물 9인과 대담을 벌인다는 설정이다. 인물들과의 대담은 “안녕하십니까, 2011년 대한민국에서 왔습니다”로 시작한다.


특히 이 책은 근현대사를 살았던 인물들이 직접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이들이 당시 처했던 시대상을 반영하려고 했다. 대화 속 인물들은 자신들의 성공과 실패, 성과와 과오, 자부심과 잘못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인정하고 또 반성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저자들은 “꼭 유신체제를 고수했어야만 했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나는 남덕우 총리에게 ‘유신헌법 대통령 선거는 엉터리’라면서 헌법을 개정하고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라면서 “국민들의 배를 굶기지 않기 위해 유신체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복기를 할 수 있다면 유신 체제는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다. 역사의 엄정한 평가를 기다릴 뿐”이라고 답한다.


최홍재 시대정신 상근이사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역사는 단순한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시선이다. 청소년들에게 사실 그대로의 객관적인 역사를 전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길잡이가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책은 청소년들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층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근대사 속 아홉 명의 인물들과 시간을 초월한 진솔한 대담은 독자들로 하여금 한국 근대사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대담은 문헌의 기록이나 저서·회고 등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서술되어 있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위인들의 생생한 증언이나 다름없다.


이 밖에도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김정일의 처형인 성혜랑의 증언을 통해 북한 현대사에 대한 감춰졌던 지식을 전달한다. 북한 사회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대한민국의 긍정성을 부각시킨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9인의 인물들은 한결같이 ‘오매불망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과연 이들이 우리에게 외치고자 했던 역사적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들의 대화를 가벼운 마음으로 옆에서 듣다보면 어느새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