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 농사 비상…北 주민들 “하늘이 원망스러워”

북한 가뭄
지난해 8월 북한 황해북도 황주군 농장원들이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에 극심한 가뭄 현상이 나타나 올해 농사가 시작부터 비상이 걸렸다. 비가 오지 않아 땅이 메마르고 저수지 수위까지 점점 낮아지고 있어 현재 북한 농민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17일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평성지역 백송과 봉학, 자산 농장에서 농업용수가 부족해 모내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해당 농장들은 자모산 저수지의 물을 농업용수로 이용하고 있는데, 비가 오지 않아 저수지 바닥이 보일 정도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봄철에 접어들면서 비가 오지 않아 올해 농사가 비상”이라며 “저수지 수위가 낮아져서 논에 물을 대지 못하고 있고, 주변에 흐르는 개울도 다 말라버렸다”고 말했다.

이미 모내기를 끝마친 곳도 있지만, 논바닥이 갈라질 만큼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면서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벼가 노랗게 말라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농민들은 하늘을 원망하며 안타까움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같은 극심한 가뭄 현상은 비단 평성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평남 개천과 태성호 물길을 이용하는 평원, 숙천, 문덕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서 14일 함경남도 소식통도 본보에 “땅이 메말라 흙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비가 제때 와서 가물(가뭄)이 해결돼야 할텐데 걱정이 크다”고 지속되는 가뭄 현상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당시 이 소식통은 “올해는 가물에, 농기구 부족에, 농사가 전보다 잘 안될 것 같아 더욱 걱정이 된다”면서 “아이들에게 강냉이(옥수수)라도 배불리 먹이는 것이 부모의 마음인데 벌써부터 심란하다”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관련기사 보기 – 인력·자재 부족에 가뭄까지…北 농민 “올해 농사 더욱 걱정”)

극심한 가뭄에 올해 농작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은 연일 매체를 통해 가뭄 피해 상황을 전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북한 농업성의 주철규 국장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의 대담에서 “강수량이 예년에 없이 매우 적은 데다가 호수와 저수지들에도 물이 부족해 지금 당면한 모내기와 보급수 보장에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며 “가뭄 현상은 밀, 보리와 강냉이, 감자, 콩을 비롯한 밭작물 재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곡창지대인 황해도를 비롯해 비가 적게 내린 여러 지역의 밀과 보리밭들에서 잎이 마르고 있으며, 영양단지 모를 옮겨심은 일부 강냉이 포전들에서도 모살이가 잘되지 않고 초기 성장이 억제되는 등 가뭄 피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신문은 기상수문국의 방순녀 처장에게 현재까지의 기상상태와 전망을 묻기도 했는데, 방 처장은 “올해 1월부터 5월 15일까지의 기간을 놓고 볼 때 전국적인 평균 강수량은 56.3mm로 평년의 39.6%였다. 이것은 1917년 이후 같은 기간 강수량으로서는 제일 적은 것”이라며 지난 5개월간 북한 전 지역의 평균 강수량이 10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앞으로 5월 말까지 북부 저기압골의 영향으로 두 차례 정도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되지만 가물을 극복할 정도의 비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방 처장의 말을 근거로 가뭄 지속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주민들의 대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앞서 지난 14일 ‘농업부문 일군들과 근로자들은 사회주의경제 건설의 주타격전방을 지켜선 책임감을 무겁게 간직하고 모든 농장포전을 가물피해로부터 철저히 보호하기 위한 돌격전을 벌려야 한다’, ‘누구나 가물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 애국의 열정을 아낌없이 바쳐야한다’는 등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어 15일에는 이른바 ‘가물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에서 성과를 보인 몇몇 지역의 사례를 거론해 주민 독려에 나서는 등 내부 대책 마련에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해 가뭄과 이상고온, 홍수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북한이 올해에도 강수량 부족에 시달리면서 농업 생산에 또 다시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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