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사실상 ‘항복선언’에도 러시아 ‘어림없다’

그루지야가 사실상 ‘항복선언’을 한 이후에도 러시아의 공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전쟁 시작 3일 만인 10일 ‘휴전명령서’에 정식으로 서명하고 이를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전달했다. 9일부터 여러 차례 휴전을 언급했지만 러시아가 받아들이지 않자 공식적으로 문서화해 러시아에 통보한 것이다. 사실상의 ‘항복선언’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사실상의 ‘항복선언’에도 불구하고 그루지야에 대한 러시아의 총공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오전 공식 서한을 받았다고 확인하면서도 이를 ‘일방적인 휴전 선언’으로 일축, 11일 오전까지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 외곽의 레이더 기지 등 그루지야에 대한 폭격을 계속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0일 “그루지야가 무조건 군대를 철수시켜야 하며 향후 남오세티야를 다시는 공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식문서에 서명해야 한다”며 더 분명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했다. 이번 기회에 그루지야를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처럼 러시아가 쉽게 휴전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향후 진행될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는 이미 발발한 전쟁을 계기로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등 그루지야 내 두 자치공화국에 대한 평화유지군 주둔 외에 군사 기지를 설치하는 등 새로운 가시적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그동안 친서방 노선 표방으로 눈엣가시처럼 느껴진 미하일 사카쉬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을 축출, 정권교체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가 사카슈빌리를 ‘전범’으로 취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이어 딕 체니 부통령까지 나서 “그루지야에 대한 러시아의 맹폭을 절대 간과할 수 없다”고 강경 입장을 천명하고 있고, 유엔과 유럽연합(EU) 등도 각각 러시아에 대한 비난 성명 마련과 적극 중재를 자처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그루지야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정식 회원국이 아닌데다 인권억압 등 실정을 계속해온 전력이 있어 사카쉬빌리를 돕기 위해 군사적 대응까지 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EU는 12일과 13일 연이어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본부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그루지야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