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레슬러 순광명 ‘아깝다, 8초’

2002년 8월에 세 가족이 배를 타고 귀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21명 중 한 명이 중학교 3학년생이 돼 소년체전에 출전했다.

귀순 당시 10살 꼬마였던 순광명(16.대전체중3)은 2일 광주 동구 서석동 조선대체육관에서 열린 제3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레슬링 남중부 자유형 50㎏급에 나왔지만 8강에서 김중식(충주 중앙중3)에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종료 8초 전까지 리드를 잡았던 터라 4강행 티켓을 눈 앞에 뒀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탈락했다.

“북에 있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 2년 전 레슬링을 시작했다”는 순광명의 강점은 태클과 뒤잡기에 이은 옆굴리기다.

신현길 코치는 “결승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봤는데 너무 긴장한 것이 패인”이라며 “평소에는 고등학생들과 겨뤄도 통하는 기량”이라고 아쉬워했다.

북한 레슬링 국가대표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던 김대하가 순광명과는 5촌 간으로 ‘레슬링 집안’인 셈이다.

신의주에서 나올 때 어머니가 같이 오지 못해 이산가족이 된 것이 마음이 아플 터다. 아버지 순룡일 씨는 “사내 아이라 말은 안 하지만 왜 안 보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남으로 올 때 3일 걸려 배타고 온 것이 기억난다. 친구들도 내가 겪었던 일들을 다 알지만 별로 신기해하지 않는다”는 순광명은 ‘그래도 남한에 와서 더 좋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북에 있을 때도 다 기억은 나지만 어릴 때였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버지, 여동생까지 세 명이 함께 살고 있다.

대전체고 출신인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자유형 74㎏급 금메달리스트 박장순을 가장 좋아한다는 순광명은 “방어 기술이 좀 부족한데 더 노력해서 꼭 세계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