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뚫기, e메일, 다이어트…북한의 새로운 청년문화

“퇴근하고 친구들과 e메일을 주고받는 일이 가장 즐겁습니다.”

지난 11일 이시카와사토시(石川聰) 사장을 수행, 북한을 방문한 일본 교도(共同) 통신의 나오코 아오키 기자는 20일 자신의 방북기에서 귀뚫기, e메일, 다이어트 등을 북한의 젊은 엘리트 계층에서 싹트고 있는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규정했다.

보라색 귀고리 차림의 20대 북한 여성은 “집에 돌아오면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 e메일을 교환합니다. 팩스도 사용합니다. 그런데 e메일보다는 팩스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이 여성이 보낸 메시지는 외국으로는 나가지 못한다.

북한은 외국과의 통신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오키 기자가 접촉한 이들 여성은 또래의 다른 여성들은 향유할 수 없는 e메일과 휴대폰에 가장 근접해 있는 계층이었다.

아오키 기자는 “비록 부유한 엘리트층에 한정된 것이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통제국가 중 하나인 북한에서도 청년문화가 싹트고 있다”고 자신이 받은 인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 정부가 인터넷과 휴대폰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인쇄매체와 방송 검열을 통해 외부 문화의 영향을 감시하고 있지만 서방이나 아시아 나머지 지역에서 유래한 문화가 이곳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오키 기자는 대표적 사례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흔치 않았던 귀뚫기가 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북한의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평양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 여성은 “갈수록 많은 여성들이 멋을 내기 위해 귀를 뚫고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귀를 뚫어주는 봉사소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클립형 귀고리는 너무 아프고 피어싱용 귀고리는 훨씬 착용하기가 간편하다”며 “하지만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는 귀에 구멍을 하나만 뚫는다”고 부연했다.

90년대 중반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던 북한에서 날씬한 사람들은 “너무 말랐구나”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었지만 이제 일부에서는 패션을 위해 체중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오키 기자가 “아침은 먹었느냐”고 한 20대 여성에 묻자 그는 “아니요. 너무 살이 쪄서 지금 다이어트 중”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와 인터뷰를 한 20, 30대의 고학력 엘리트 남녀들은 퇴근 후에 즐기는 오락거리로 화면반주기(노래방)를 꼽았다.

한 20대 남자는 “조선(북한) 노래도 부르지만 일본 노래도 불러요. 우리가 부를 줄 아는 노래는 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 분야에 대한 정부의 통제는 여전히 많이 존재하고 있었다.

아오키 기자가 접촉한 북한 여성들은 “국내에서는 계절별 유행패션을 다룬 패션잡지 몇 종류가 출판되고 있지만 외국에서 들어온 패션잡지는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점차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런 새로운 청년문화에 접하고 있는 이들은 북한 사회에서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방송과 신문을 전문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라디오프레스의 스즈키 노리유키는 “국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인트라넷에 대한 접근이 IT 전공 대학생이나 지방의 과학자들에게도 허용되고 있지만 통신 목적으로 인트라넷을 사용하는 계층은 극히 적다”고 말했다./교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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