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은행에서 일하며 국가재산인 귀금속을 유용해 이득을 챙겨온 두 명의 간부가 최근 처벌을 받아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시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중앙은행 개성지점 부지배인과 중앙은행 귀금속관리국 부국장이 금, 은을 비롯한 귀금속들을 몰래 사치한 죄로 처벌을 받아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고, 이들을 통해 그동안 호사를 누렸던 가족들까지도 관리소에 수감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조선중앙은행 개성지점 부지배인과 중앙은행 귀금속관리국 부국장은 근 4년간 귀금속을 중앙은행에서 정한 시가보다 떨어뜨려 싼값에 사서 비싼 값으로 팔아 차익을 취하는 방식으로 뒷주머니를 채워왔다.
귀금속들을 중앙은행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장부와 현금이 맞지 않는 것을 포착한 개성지점 지배인과 관리일꾼들이 그동안 여러 번 신소를 올리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중앙은행에서 일하는 부국장이 방패막이가 돼 이를 뭉개버려 이들의 행위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들 간부는 이렇듯 장기간 국가은행을 농간하면서 호의호식해왔는데, 실제 개성지점 부지배인은 개성시 내에서 손꼽는 호화주택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지내왔고 부국장 역시 평양에서 최고급 주택에서 떵떵거리며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마침내 지난 11월 중순 이들의 행위가 발각됐다. 개성지점 지배인을 비롯한 은행 관리일꾼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 끝에 중앙당에 신소가 접수되면서 ‘청렴결백하게 살아야 할 은행 일군(일꾼)들이 나라를 속이고 국가 돈을 탐오한 데 대해 강력히 처벌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이다.
소식통은 “중앙당의 지시를 받은 국가보위성이 이 사건에 직접 개입해 문제가 된 간부들을 즉시 체포하고 이어 가택수색을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개성은행 부지배인의 집 타일 벽에 현금 30만 달러와 금덩이 20개가 박혀 있던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을 경악케 했다”고 말했다.
두 간부와 이들의 가족은 그로부터 일주일 후 재판도 없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는데, 특히 주범인 부지배인과 부국장은 가족과 떨어져 다른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다는 전언이다.
한편 개성시 주민들은 이들이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졌다는 소식을 접한 뒤 “죽지 않은 것만도 다행인 줄 알아야 한다”, “이 정도 사건이면 무조건 총살인데 처벌이 좀 약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