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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한 소식통은 6일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지난 7월 20일 낙랑다리 선교구역 방향에서 전차 4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아리랑 연습에 참가하려던 학생 40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으며, 그 중 60여명은 그 부상정도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청년거리 방향으로 낙랑다리를 건너던 전차가 급작스런 정전으로 정차하는 바람에 뒤따르던 전차가 들이받아 전복된 것”이라며 “전기 공급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어이없는 사고”라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지역은 낙랑구역 토성동을 출발해 아리랑 공연이 열리는 5.1경기장 맞은편 대동강구역 문수주차장을 왕복하는 평양 궤도전차 제2노선 중 낙랑다리 북단이다.
사고는 각각 2량으로 구성된 A, B, C, 3대의 궤도전차가 아리랑 연습에 참가하는 중학생들을 태우고 낙랑다리를 넘던 중, 갑작스런 정전으로 급정거에 실패한 B전차가 A전차 후미를 들이 받으면서 시작됐다.
A전차는 청년거리까지 내려와 정지에 성공했으나, 낙랑다리 내리막을 내려오던 B전차와 C전차는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가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연쇄 추돌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A전차의 두 번째 객차와 B전차의 객차 2량, C전차의 첫 번째 객차가 그 자리에서 전복됐다.
사고를 접한 평양 시민들은 “어린 학생들이 몇 달 동안 고생이란 고생은 다해 놓고, 공연 후 받을 수 있는 선물도 못 받게 돼서 불쌍하게 됐다”며 “이제는 무서워서 전차도 마음대로 못 탈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는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사고는 정전 때문에 생긴 것인데, 보안서에서는 국가사업(아리랑 공연)에 차질을 빚었다는 이유로 죄 없는 운전수들만 가둬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평양에서 운행중인 300여대의 궤도전차는 1990년 체코에서 들여온 중고품으로, 부품조달이 어려워 매일 크고 작은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국내외 인권단체들로부터 ‘외화벌이를 위한 아동학대’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아리랑’ 공연은 2002년 첫 공연을 한 이후 2005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아리랑’ 공연은 베이징 올림픽과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9.9절)을 연계한 ‘외국인 관광 상품’의 일환으로 5일부터 한층 더 확대된 규모로 개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