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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의 탈당에 전전긍긍하는 것과 달리 한나라당은 탈당 의원들을 받지 않겠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권영세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5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한나라당행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국민 불신만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므로 절대로 이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날 이재오 최고위원이 “정치권의 불신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인 것에 이어 열린당 의원들의 한나라당행을 적극 차단하고 나선 것.
권 최고위원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들은 애초에 열린당과 이념적으로 맞지 않았지만 국회의원 당선을 위해 열린당으로 갔다가 당이 어려워지니 한나라당으로 오겠다는 것”이라고 철새론을 폈다.
그는 또 “그분들은 386세대에게 시장 경제를 가르쳐 주려고 열린당에 입당했었다는 등의 변명을 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그 분들에게 배울 것도 없고 또 그 분들이 한나라당을 위해 특별히 할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종인, 최재천 의원으로 이어진 연이은 탈당에 대해 “타이타닉호를 버리고 떠났던 일부 선원처럼 당을 떠나고 있다”며 “책임지지 않는 정치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다음 달 14일 ‘통합신당’ 관련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열린당에서도 탈당 도미노를 막기 위해 지도부가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장영달 의원은 2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더 이상의 탈당을 감행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분열해 한나라당이 다수당이 되고 국회를 한나라당 마음대로 끌고 가면 국민의 책임 추궁을 무슨 힘으로 감당하겠냐”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헤어져도 필요한 사항들은 공조해 대처할 것이라고 ‘걱정 없다’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라며 “(탈당 이후에는)아무래도 각자의 이해가 발동되기 마련인데 다른 야당들은 우리의 분열을 악용해 결국 우리를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 의원은 “현재 우리는 서로를 너무 많이 불신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면서 “새로운 정치결사체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내야 하고 국민이 부여한 우리의 역할을 결코 방기해서는 안 된다”며 탈당 자제를 거듭 촉구했다.
사수파에 속하는 참정연 소속 김태년 의원도 “중앙위원회와 전당대회를 무산시킨 뒤 이를 근거로 열린당을 탈당하려는 여러 시도들이 있다”며 “이는 정치 도의상 맞지 않은 비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