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경제로 북한 외화관리 시스템 붕괴”

북한 경제에서 김정일의 통치행위를 돕기 위한 이른바 ‘궁중경제’의 확장으로 인해 통일적인 외화관리 시스템이 파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북한 대외보험총국 해외지사에서 근무하다 탈북한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경남대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한 ‘북한의 외화관리시스템 변화 연구’에서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은 내각을 중심으로 한 외화관리 시스템을 회복하려 하고 있지만 궁중경제의 존재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궁중경제 출현은 김정일의 ‘선물정치’에서 발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권력이 이양되는 과정에서 정치권력을 공고히 장악하지 못한 후계자 김정일이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대대적인 ‘선물정치’를 펼친 게 계기가 됐다는 것.

이와 함께, 197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의 하락과 당의 강화와 경제에 대한 간섭의 심화, 물자부족의 심화, 국방공업 중시 정책 등도 통치자가 직접 관장하는 궁중경제의 출현을 가져온 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의 궁중경제를 ‘군수경제와 노동당 중심의 경제 운영’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궁중경제는 노동당과 군수부문, 외화벌이를 중심으로 운영됐고, 그리고 독자적인 외환금융기관을 창설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내각의 통제와 관리를 벗어나 계획, 생산, 분배, 무역, 금융에 이르는 모든 경제활동을 독자적으로 하는 연합체, 그룹 형식으로 발전했다”는게 그의 설명했다.

노동당 39호실이 대성은행을, 38호실은 고려은행을, 군수공업부는 창광신용은행을,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동북아시아은행을 만든게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국가 시스템에서 벗어난 부문별 은행들은 김정일의 직접적인 자금줄로 연결돼, 통일적인 외화관리시스템을 파괴했다”고 지적하며 “무역은행을 통한 인민경제의 외화관리와 각 부문별 은행을 통한 궁중경제의 외화관리라는 2중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무역은행은 자기 권능을 상실하고 지금은 기술적으로 파산한 내각의 무역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외화가 될 만한 모든 핵심경제를 흡수한 궁중경제와 더불어 직접적인 자금줄로 최고권력자와 연결된 많은 부문별 은행들은 계속 비대해지면서 인민경제를 침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법.제도의 보완을 통해 무역은행과 내각을 중심으로 한 외화관리 시스템의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군수경제와 39호실, 38호실 등 방대한 궁중경제는 아직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북한은 국가 외화관리관으로서 재정성의 통제와 역할의 강화도 시도하지만, 궁중경제의 존재는 이러한 노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