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리는 주민 생각에 탈북 후 밥도 못먹어”

“우리들의 모아진 마음과 정성이 북한주민들에게 위안과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곧 자유의 문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부터 북한인권영화제 개막을 선언합니다!”


국내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북한인권국제영화제가 10일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유세희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이사장과 오현주 한국여성문화예술인총연합회 회장의 개막선언으로 막이 올랐다.


이날 배우 박상민 씨의 사회로 진행된 영화제에는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탈북자, 북한인권운동가 등 500여 명의 관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원로 배우 최은희 씨. /김봉섭 기자


이날 개막식에 휠체어를 끌고 참석한 원로 배우 최은희 씨는 “북한에서 8년 6개월을 살다 온 사람으로서 영화제 개최에 감개무량하다”면서 “굶주리고 있는 북한주민들이 생각나서 탈출 후 식사를 못했다. 주민들을 놔두고 탈출한 것이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탈출 후 ‘조국은 저 하늘 저 멀리’라는 북한 실체에 대한 책을 써냈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이 책에 대해 미국·일본의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이번 영화제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영화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라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제 1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가 이제야 열렸다. ‘지각’이다. 이는 대한민국 양심과 지성의 문제”라면서 “대한민국의 전직 총리·대통령들이 모두 와서 반드시 관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영화제 격식에 맞는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내년에는 통일부 등 정부 기관에서 이번보다 더 큰 지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은 작심한 듯 우리 정치권과 지식인 사회의 북한 인권에 대한 무관심을 도마 위에 올렸다. 평소 말수가 적고 형식을 갖추는데 신경을 썼던 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는 평소 느낀 소회를 10분이 넘게 토로했다.


그는 “북한이 스스로 인권기구를 만들거나 유엔인권선언문을 수용하도록 백방의 노력을 했지만 성과를 보지 못했다. 반기문 총장도 이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면서 “우리 정부는 인간의 문제를 다루는 것을 정치적으로 판단한다. 인권은 정치를 모른다. 북한주민들이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게 해줘야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홍보대사 배우 박소연 씨는 “영화제 홍보를 위해 SNS를 시작했다. SNS를 통해 사람들이 북한인권에 대해 굉장히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금은 그저 북한인권에 대한 순수한 관심만 모이면 좋겠다”면서 “내일까지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영화를 관람해 달라”고 말했다.


영화제 개막작은 초청된 10편 중 일본 아시아프레스 이시마루 지로 감독이 제작한 ‘North Korea VJ’가 상영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북한 내부 주민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담고 있다. 꽃제비와 식량난 상황이 생생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안타까운 탄성이 이어졌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는 노재봉 전 총리, 김천식 통일부 차관,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와 탈북자 100명이 참석해 관객들과 함께 영화제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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