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후 군수 분야 기업소 책임비서(위원장)가 혁명화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군수품 생산량 달성에 실패하자 본보기로 처벌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최근 평안북도 구성시의 구성공장기계련합기업소를 현지지도했는데 다녀간 지 하루 만에 기업소 책임비서가 출당·철직됐다”며 “이후 바로 자강도 랑림군 림산사업소 벌목공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현지지도 중 2018년 군수 공업 부문 년말(연말) 경제 계획 미달을 알고 심려를 표했다”면서 “즉, 이런 (김 위원장의) 심려 말씀을 받은 뒤 하루 만에 책임 비서가 시범껨(본보기)으로 혁명화 대상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김 위원장의 평안북도 신의주 현지지도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이 때 평안북도 구성시에 위치한 연합기업소도 방문했다는 얘기다.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동향을 하루 이틀 정도 늦게 보도하는 관행상 14일에서 15일 사이에 신의주와 구성을 방문했고, 15일과 16일 사이에 기업소 책임비서가 출당·철직된 것으로 보인다.
구성공장기계련합기업소는 북한 제2의 공작기계공장으로 대규모 특급기업소로 평가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주요 부품은 각종 공작기계들과 트랙터 부품, 공업용 미싱 등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현지지도에서 김 위원장이 군수 공업 부문 생산량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질책한 것으로 볼 때 해당 공장에서 군수품들이 제작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밀한 부품 등을 제작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 컴퓨터 수치 제어) 설비가 갖춰져 있는 구성공장기계련합기업소는 군수공업, 핵개발,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부품을 생산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경 신의주 근처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국방과학원 시험장에서 첨단 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이에 더해 군수품 생산공장을 찾아 생산량을 직접 챙기는 모습에 관심이 쏠린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김 위원장은 “군수공업부문일군들은 제국주의자들의 끈질긴 고립 압살 책동에 굴하지 않는 혁명적 신념과 높은 당성을 지녀야 한다” “년간 계획 관철을 위하여 당에 대한 높은 충실성과 혁명적 열정을 높이 발휘하여야 한다” “계획 태만은 결국 당에 대한 충성심의 열도가 식어가고 있다는 증명”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특히 이날 김 위원장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고수하기 위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당 위원회의 집체적 지도 밑에 당이 맡겨준 혁명 임무를 무조건 철저히 관철하지 못하는 이 공장과 같은 현상을 타파하고 (핵-경제) 병진 노선의 변함없는 로선(노선)을 고수하기 위한 대(大) 혁신, 대 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는 병진노선을 강조하고 ‘핵 포기는 절대 없다’ 메시지를 강조함으로써 결속을 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김 위원장은 구성 뿐 아니라 군수공업부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군수공장 당 위원회들에 대한 지도검열 사업을 12월에 한 달간 중앙당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군수공업부가 책임지고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