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수단 이용 北核 제거 가능한가

미국이 북핵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는 주장이 미 언론에 의해 제기됐지만 북핵 시설을 선제 폭격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NBC방송은 지난 8일 미 국방부가 제4차 6자회담이 무산된 지난해 9월 이후 북핵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에 대비해 태평양에 배치된 B2 스텔스 폭격기와 F-15 전투기들에 경계태세를 갖추도록 했지만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이 군사공격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괌기지 등에 속속 전개하고 있는 첨단 항공력을 통해 유사시 북한의 핵 시설을 선제타격하는 계획을 세워 뒀지만 한국과 일본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NBC방송 보도의 진실 여부를 떠나 한국국방연구원(KIDA) 백승주 북한실장은 KIDA가 9일 발간한 ’국방정책연구’(2005년 봄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핵 폐기를 위해 군사적 수단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백 실장은 군사적 수단을 동원하려면 먼저 작전 주도국의 군사능력과 국제법적 적합성, 관련국의 지지, 북한의 보복, 방사능 오염 가능성 등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군사공격에 대한 결의 등 국제법적 적합성 논란이 우선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핵보유를 평화에 대한 위협(유엔헌장 39조)으로 규정하고 군사적 강제조치를 포함한 제재를 결의하면 유엔 주도하에 군사 공격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유엔 결의가 없는 가운데 미국 주도로 군사공격이 이뤄지면 이라크 침공처럼 국제법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할 뿐 아니라 자위권 차원에서 선제공격을 감행한다는 논리가 적합한지 등에 대한 논란이 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또 대북 군사공격을 감행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동의 또는 묵인이 필요하다는 점도 비현실론의 근거라고 백 실장은 강조했다.

특히 북한과 군사동맹조약을 맺고 있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해 군사적으로 개입,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군사공격 이후 북한의 보복 공격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미국의 대북 군사공격이 감행되면 북한도 주한미군 기지와 주일미군 기지 등에 대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등으로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칫 전면전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평양방송이 8일 “외과수술식 타격이요, 선제타격이요 하는 것이 결코 미국만의 선택권이 아니며 미국의 독점물도 아니다”며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피하지도 않으며 일단 전쟁이 강요된다면 다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북핵 시설에 대한 대규모 폭격이 가해지면 한반도 전역이 방사능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군사적 수단을 이용한 북핵 제거 방안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논거라고 백 실장은 덧붙였다.

백 실장은 “군사적 공습을 통한 북핵 제거는 작전을 주도할 미군의 능력을 고려할 때 성공 가능성은 크다. 그렇지만 전략적 여건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시도 자체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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