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보장으로 남북 `혈맥’ 복원되나

남북이 오는 8일부터 제5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함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17일로 예정된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조치에 대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회담의 1차적 목표는 남북 군사당국이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군사적 보장조치를 합의하는데 있다.

군사보장은 남북이 시험운행 열차와 이에 탑승하는 인원의 군사분계선(MDL) 통과를 보장하고 각 측 지역에서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으로 시험운행을 위한 핵심 선행조치다.

이 같은 군사보장 조치 합의 가능성에 대해 회담 주무부처인 국방부는 겉으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문성묵(대령)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은 4일 브리핑에서 회담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우리가 열차 시험운행을 앞두고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접촉을 제의했고 북측이 이에 대해 형식은 다르지만 장성급 군사회담으로 호응해온 만큼 일단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희망했다.

신중한 가운데서도 `이번에는 뭔가 기대를 해도 좋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기대는 무엇보다 북측이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17일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에 합의하면서 “이를 위해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도록 적극 협력한다”고 동의한 점에서 비롯된다.

또 북측이 쌀 및 경공업 원자재 등 대북 지원을 위한 남한 내의 우호적인 여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번에 열차 시험운행과 관련한 군사보장에 합의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이런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서도 밀고 당기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우선 우리 측은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일회성’ 군사보장이 아닌 열차 및 도로 통행을 위한 `상설적’ 군사보장을 원하고 있다.

국방부는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를 발표하면서 회담 의제에 대해 “열차 시험운행을 포함해 철도.도로 통행의 군사적 보장문제를 중점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팀장도 이번 회담에서 철도 시험운행 뿐 아니라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도로 운행과 관련한 `상설적 군사보장’ 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북측에 그런 문제를 요구할 예정이며 그렇게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은 군사적 보장에 합의하더라도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일회성’ 군사적 보장을 고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런 예상은 북측이 남북 군사당국 간 각종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철도.도로 통행을 위한 상설적 군사보장 문제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특히 북측이 이번에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접촉을 갖자는 남측의 제의에 대해 장성급 군사회담을 갖자고 역제의한 점도 주목을 끌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장성급 군사회담을 제의한 것은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북방한계선(NLL)을 포함한 서해상 해상경계선 재설정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열린 제4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도 북측 김영철 단장(수석대표)는 “서해 해상 충돌을 근원적으로 막는데서(막기 위한) 기본은 충돌발생의 뿌리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쌍방은 군사적 충돌의 기본 권원인 서로 다르게 주장해온 모든 해상경계선들을 다 같이 대범하게 포기하자”고 주장, 결국 회담은 파행으로 끝났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백승주 박사는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해상경계선 재설정 문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북측이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일회성 군사보장에는 합의하겠지만 NLL 문제와 `상설적’ 철도.도로 군사보장을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NLL 문제를 제기할 경우 우리 측은 대량살상무기 제거 등 1992년 합의된 남북기본합의서 상의 다른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와 함께 논의하자며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제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문 팀장은 북측이 해상경계선 문제를 제기해올 경우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우리 측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입장이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군사보장 문제가 합의 안돼 결국 열차 시험운행이 무산된 아픈 경험이 있는 만큼, 북측의 NLL 경계선 재설정 주장과 맞물려 회담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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