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어선 월북 저지과정 `허점투성이’

지난 13일 발생한 우리측 어선 황만호(3.96t)의 월북은 육군, 해군, 해경의 통합작전 체제 미흡 등 군.경 감시망의 총체적인 부실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군 당국 조사결과 황만호의 월북 당시 거진항 북쪽 수역에는 우리 어선을 통제할 수 있는 전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해당 어선의 월북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을 나타나 해상 경계망에 허점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이 같은 문제들을 인정하고 작전 시 단일지휘체제 설정을 위한 대통령 훈령 개정과 해군과 해경간의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나서는 등 ‘뒷북 행정’에 나섰다.

◇ 육군.해군.해경 공조 ‘구멍’ = 황만호가 월선하기 전 관심어선으로 추적관리됐음에도 불구, 육군과 해군, 해경의 공조미흡으로 월선의 빌미를 제공했다.

황만호가 어로한계선을 통과한 시간은 이날 오후 1시 42분이었지만 육군은 8분이 지난 1시 50분에 해군에 상황을 전파했다.

해군은 5분 뒤 고속정을 출동시켰지만 같은 시각 황만호는 NLL(북방한계선)을 유유히 넘어가 버렸다. 하나마나한 출동이었다.

또 육군은 관심어선이던 황만호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이른 바 ‘사각지역’으로 사라져 해경정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거진항 부근에 있던 해경정은 “어선”이라는 답변만 하고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이 답변 7분 뒤 황만호는 어로한계선 위로 올라가 버렸다.
게다가 육군과 해군은 각자의 레이더망으로 황만호를 감시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더상의 해당 어선 정보에 대한 상호 교환이 전무했던 것으로 드러나 군간 협조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음이 확인됐다.

◇ NLL 통과 1분전 사단 ‘늑장보고’ = 황만호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관심어선’으로 육군 레이더망의 집중적인 추적을 받아왔으나 정작 해당 사단본부에는 24분이 흐른 오후 3시 54분에 상황이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어로한계선을 월선해 4개 해안초소에서 500여발의 경고사격과 경고방송을 시작한 오후 3시 42분보다도 12분 늦은 시간이다.

합참 관계자는 15일 “작전을 하다보면 5∼10분은 순식간”이라며 “어선이 12-14마일로 가고 있어 조치를 생각하다 일부 시간이 지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군은 해당 부대 대대장을 상황보고 문책키로 하는 한편 사단장에 대해서도 지휘책임을 물어 문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 지역을 담당하는 해군 1함대사 사령관과 전탐감시대장도 지휘책임과 감시소홀로 문책 대상에 올랐다.

◇ 거진항 북쪽 수역 통제전력 ‘無’ = 황만호처럼 조그마한 배도 언제든지 월선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군은 훈련을 이유로 거진항 북쪽 수역을 텅 비웠다.

이날 오후 1∼6시 대공포 사격을 위해 마차진 일대에 항해금지구역을 설정한 것.

이에 따라 평소 어로한계선 주변에서 조업하는 어선을 통제하기 위해 출동시켰던 해군 고속정 2척과 해경정 2척, 어업지도선 등 모두 5척의 통제선을 이날 오전 11시 42분에 모두 철수시켰다.

고속정은 거진 기지에 복귀했고, 해경정은 대진항까지 내려온 상태였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합참 관계자는 “황만호의 NLL 통과 9분 전 속초해경에 상황을 전파했지만 아무리 빨리가도 추적해 차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블로킹 전력이 전혀 없었다”고 해상통제망이 풀려 있었음을 인정했다.

◇ 대책 = 군은 우선 대통령 훈령 28호상에 ‘해군ㆍ해경 간 상호협조하 작전’토록 명시되어 있어 상황 발생시 단일지휘체제가 설정되어 있지 않아 군 및 군경간 통합작전 체제가 미흡했다고 보고 훈령 개정을 검토키로 했다.

해경은 어로한계선 진입통제가, 해군은 NLL 월선 차단대책이 미흡했다고 보고 해군과 해경간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과 같이 고속정이 남하해 있을 경우 유사사태에 대한 신속대응에 제한이 있다고 보고 저진일대에 시속 40노트급의 고속단정 운용을 검토하고, 육.해군 레이더 기지간의 원활한 정보교환을 위해 주기적인 교육과 합동훈련을 실시키로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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