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3일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를 비롯한 관계 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을 갖고 북한 위폐문제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밀문건 유출 사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대책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날 북한이 제조했다는 ‘슈퍼노트’(초정밀 100달러 위폐)와 북한 내 위폐제조 의심 시설의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다량의 북한산 위폐 국내 유통 가능성을 집중 제기했다.
한나라당 김재원(金在原) 의원은 질의자료를 통해 평양시 중구역 동흥동 소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방공급소’에서 위조 달러를 제조하고, 이 위폐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광명성 무역회사’를 통해 배포된다고 주장하며 관련 인공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또 평남 평성시 평양상표인쇄소와 일명 ‘62호 시설’인 국립조폐소에서도 위조 달러를 인쇄하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월 중순 한국인 두 사람이 회령시 인근 두만강 국경지역의 북한 땅에서 직접 구입했다는 100달러짜리 위폐도 증거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또 미국이 북 위폐 제조와 관련, ▲미국 조폐국이 사용하는 스위스제 ‘인테리오 칼러8’ 인쇄기를 북한이 테러단체와 러시아 마피아를 통해 구입했다는 사실 ▲션 갈랜드 아일랜드 노동당 전 당수가 위조 달러 제조와 관련해 북한 대사관과 주고 받은 팩스와 도청자료 ▲북한 외교관이 제3국 은행에 위폐를 입금하는 사진 ▲북한이 89년부터 제조해 유통시킨 슈퍼노트 등의 증거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같은 당 김문수(金文洙) 의원도 올해 초 중국 단둥(丹東)에서 북한 무역상(신흥무역회사)으로 활동하는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기관원으로부터 70달러를 주고 입수한 것이라는 2003년형 북한산 100달러짜리 위폐를 이날 공개했다.
그는 “국내 100달러짜리 위폐 적발 건수는 2001년 189장, 2002년 286장, 2003년 544장, 2004년 667장에서 지난해에는 9월까지 1천900장이나 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면서 정부 대책을 따졌다.
열린우리당 안영근(禹潤根) 의원은 NSC 기밀문건 유출과 관련, “자주파와 동맹파의 정책갈등 속에서 정부의 기밀문건이 외부로 유출. 공개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면서 “무엇보다도 정부 내 정책을 총괄적으로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탓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형주(金亨柱) 의원은 “지난해 주한미군 반환예정 22개 기지 중 환경오염 정밀조사가 끝난 15개 가운데 용산헬기장을 제외한 14개 기지가 토양오염 기준을 크게 초과했다”면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납, 아연, 카드뮴, 구리 등 토양오염원과 벤젠, 페놀, 크실렌 등 수질오염원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같은 당 윤호중(尹昊重) 의원은 “한미 FTA 협상을 둘러싸고 벌써 농업분야,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 분야, 영화 예술분야에서 많은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정부 대책을 추궁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