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라 축사가 많으니까 강의시간을 반으로 줄여달라”
“통일 교육을 하라는데 어떤 내용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강의 원고는 나눠줘도 보지 않으니 말로만 해달라. 종이도 아끼고···”
김영수 서강대학교 교수는 일선에서 사회통일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강사·담당자·NGO 간사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제기된 평가를 이렇게 전했다.
통일교육 강사들은 선거철이 되면 축사 차 참석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강의 시간마저 줄여야 한다. 또 선물과 기념품까지 동원해 청중들을 모으는 일도 있다.
실효성 없이 진행되고 있는 사회통일교육의 문제점을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장이 마련됐다.
김영수 교수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통일교육 발전 심포지엄’에서 “그동안 실시된 사회통일교육은 ‘다양함 속의 혼란’으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제각기 설정된 목표와 현실 여건에 맞춰 진행돼왔다”면서 체계화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사회통일교육은 북한의 예술단 공연을 보거나, 탈북자들의 경험담, 강사들의 방북기를 전하는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고 지적하며 “‘통일’을 주제로 불특정 다수에게 교육을 해야하는 강사들에게 고도의 집중력은 물론 세련됨과 유연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청중들이 자는 것을 보고도 양심없이 ‘시간 때우기식’ 강의만 하고 가버리는 강사가 많다”면서 “통일과 관련 청중들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강사 개인의 역량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중들은 북한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알고 싶어한다”며 “통일 후 변화에 대한 궁금증이 크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강연을 하면 통일에 대한 충격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사회통일교육 활성화 방안으로 통일교육위원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통일교육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누가’ 통일 교육을 하는가라는 문제가 가장 시급한 사안”이라며 통일교육원은 통일교육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교수진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 역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통일교육위원 전원이 유능한 강사로서 일선에 나서기에는 역량이 더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