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배지 위해 진보정당 가치 버린 ‘바보들’

바보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노무현을 바보라 할 때 그것은 순수하다는 의미의 긍정성이다. 올바름을 현실로 만들어 내기 위해 거대한 장벽에 온 몸을 던지는 것은 분명 바보스런 일이다. 안중근, 윤봉길 이런 이들도 그런 의미의 바보일 것이다. 현실을 사는 사람들은 이런 바보들을 자신의 마음에 담아 둔다. 그것은 그들에 대한 예의이자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희망의 근거일  것이다.


바보가 이처럼 사랑과 존중의 의미로 사용되지만 대체로는 멍청하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된다. 똥인지 된장인지도 구분못하고 시기와 때도 가리지 못하며 뻔히 망하는 길로 가는 이들도 바보라 한다. 진보신당의 협상파 조승수, 노회찬, 심상정 이들이 바보의 길로 접어들었는데 이들은 어떤 의미의 바보일까?


 6월 1일 어제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협상대표들이 정책합의문에 합의해서 이제 양 당 대의원들의 추인을 남겨 놓고 있다. 대의원 2/3의 찬성을 해야 합당을 하게 되니 아직 그 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반대를 해도 모양이 우습고, 찬성을 해도 자기부정에 빠지게 되는 꼴이라 일단 좋은 뜻의 바보와는 인연이 멀어진다.


진보신당 지도부는 지난 3월 당대회에 “북한의 핵 개발과 3대 세습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는 원안을 제출했으나, 현장에서 일부 대의원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담아야 한다’는 수정동의안을 제출했다. 결국 진보신당은 협상파 지도부의 안을 거부하고 3대세습에 대해 반대한다는 수정안을 대의원 345명 중 찬성 211명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번 합의문은 이 결정을 희화화 시켜놓고 말았다.


“새로운 통합정당은 6·15정신에 따라 북의 (3대세습)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승계문제는 국민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진보신당 대의원들의) 견해를 존중한다”고 한 것이 그것인데 이게 대체 뭔가? 3대 세습을 인정한다는 종북정당 민노당의 입장은 선명하게 ‘인정’하고 그것을 반대한다는 진보신당 대의원들의 견해는 그냥 ‘존중’만 해주겠다는 것 아닌가. 


이번 합의로 진보신당 협상파는 세 가지 잘못을 범하고 말았다. 먼저 자신들이 분당했던 명분을 비웃었고, 당대회의 결정을 우롱했으며, 진보좌파의 정립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희롱했다.


진보신당은 민노당의 원래 주인이었다. 그랬던 것을 종북파들이 대거 입당하여 쪽수로 장악했고, 결국 종북파들의 의도대로 김정일추종정당으로 민노당을 타락시켰다. 그래서 진보신당은 민노당을 종북주의정당으로 규정하고 탈당했던 것이다. 저렇게 합의하고 합방하려면 왜 분당했는지 스스로 분당과 진보신당 창당의 명분을 쓰레기 통속에 버리고 말았다.


이로써 진정한 진보좌파를 정립하려는 시도는 백기투항식 ‘도로 민노당’의 운명 앞에 스러져가고 있다. 인권은 진보와 좌파의 궁극적 가치다. 김정일 세습집단은 인류가 해마다 반인권집단으로 유엔을 통해 규정해 온 자들이다. 이들과의 투쟁은 진보좌파가 스스로 자신을 존재의미를 각인하는 출발점이다. 과거 군사독재와의 싸움이 그 경계선이었던 것보다 훨씬 그러하다.


당 대회의 결정도 우롱하고 진보좌파의 기본가치마저 팽개치며 진보신당 협상파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의 국회의원 당선이다. 민노당과 합당하고 민주당과 선거연대를 하게 되면 그 사람들은 확실히 선거연대의 대상자가 될 것이다.


그 사람들 국회의원 되자고 명분과 당의 민주주의와 진보좌파의 정립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모두 헌신짝 취급한 것이다. 자신들은 꽤 똑똑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영악한 것으로 순수한 바보들의 행동과 전혀 반대다. 장기적으로 조롱받는 바보가 될 것이다.


6월 26일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부결된다면 그때 바보임이 드러날 것이고, 가결된다면 그 바보짓의 확인 시점이 조금 늦춰지겠는데 어느 경우든 우리 나라에 진보좌파가 정립되는 것에는 해악스런 일이 될 것이다. 정히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으면 개별적으로 종북파들에게 투항할 일이지 결국 눈앞의 이익으로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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