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잠자던 ‘北인권법’ 대학생 힘으로 되살려

▲ 6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제1회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대학생 모의국회’가 열렸다. ⓒ데일리NK

수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던 ‘북한인권법’이 대학생들의 힘으로 빛을 보게 됐다.

6일 오후 5시 국회 헌정기념관 214호에서 열린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한 ‘제1차 북한인권 대학생 모의국회’ 현장은 마치 실제 국회를 옮겨 놓은듯 했다. 정장 차림을 한 9명의 대학생들은 ‘북한인권법’ 발의와 토론, 결의에 이르기까지 국회 입법 과정을 그대로 재연했다.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대표 윤주용)와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대표 강원철)이 공동주최하고 국회 안보포럼(대표 송영선 의원)이 후원한 모의국회에는 100여 명의 대학생들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이 날 행사에 참석 “유엔을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미 북한인권 문제를 공동의 관심으로 삼고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는 등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지난 정부에서는 우리의 노력이 이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청년 학생들이 중심이 된 오늘의 모의국회가 북한인권 해결에 방향을 제시하는 첫 걸음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유세희 이사장은 “대학가의 운동권 학생들은 북한인권상황을 외면할 뿐 아니라 김정일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비운동권이라 부를 수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북한 사회에 무관심하다”며, 그러나 “여기 모인 학생들을 보니 대학가에 북한인권의 횃불이 타오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기성 정치인들이 못한 북한인권법 제정을 모의국회에서 다룬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아마 김정일에게는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는 것 이상으로 큰 압력을 줄 것이라고 보고, 기성 정치인들에게도 부끄러움을 안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의국회는 대본을 미리 준비해 극형식으로 진행됐다. 국회의 법제사법위원회의 축소판으로 대표발의 의원이 북한인권법을 발의했고, 8명의 대학생 국회의원이 토론과 질의를 통해 의결에 붙이는 형식이다.

학생들은 ‘원안당’과 ‘수정당’으로 나뉘어 ‘북한인권법안’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가지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원안당’과 ‘수정당’은 이번 모의국회를 위해 가상으로 만든 정당이다. 당 이름이 내포하듯 북한인권법안 원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안당’과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수정당’으로 구분한 것이다.

‘원안당’의 의장역을 맡은 윤주용 대표는 “북한인권 개선 등에 관한 국가의 책무를 분명히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북한 주민의 인간다운 삶과 자유 증진에 기여해야 한다”고 법안 제안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인권법 통과가 북한 당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수정당’의 반박 의견과 북한 인권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원안당’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대학생들은 논리적인 토론보다는 상호 비방을 일삼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며 객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양당이 치열한 토론을 벌인 끝에 수정안이 마련됐고 1시간여 만에 ‘북한인권법’이 의결됐다. 실제 국회에서는 지난 수년간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했던 ‘북한인권법’이 대학생들의 힘에 의해 되살아 난 것이다.

이들이 모의국회를 통해 발의한 북한인권법은 이전 국회에서 발의됐던 ‘북한인권법안’과 북한인권 NGO들이 새 정부에 제안했던 북한인권정책들을 참조한 것.

통일부 산하에 북한인권본부 설치, 북한인권대사 임명,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운영, 국군포로탈북자납북자 해결 등 북한인권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담겨있다.

이들은 모의국회라는 형식을 빌린 것에 대해 “‘북한인권법’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짧은 시간에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역할을 촉구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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