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대북 압박 급물살…’조율된 조치’ 주목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내주 동북아 순방을 계기로 1주일째를 맞게되는 북 핵실험 사태는 새로운 고비를 맞게될 전망이다.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일본은 12일 밤(뉴욕 현지시간) 대북 제재결의안 협상의 막판 쟁점에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

당초 미국은 대북 군사조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유엔 헌장 7장의 포괄적 적용을 주장했으나 중국이 비군사적 제재만 허용하는 7장 41조 적용을 고집, 미측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5개 안보리 이사국들은 14일 대북 결의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안보리 결의를 향후 대북 제재 수위를 가늠하는 준거로 삼기로 한 정부도 14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여권 수뇌부가 참여하는 6자회동을 갖고 이른바 ’조율된 조치’의 내용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수뇌부는 특히 대북포용정책의 기조 및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참여확대 문제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통일된 입장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으는 포용정책의 향방과 관련, 정부는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제재에 참여하지만 포용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13일 “북한 핵실험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대북 포용정책을 매도, 매장하는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핵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대화를 병행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또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관련국과의 협의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의 ‘핵 실험’ 강행 이전부터 동북아 순방 계획을 밝혀온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다음주 방한이 중요한 한미 협의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은 물론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안보정책실장 등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대북 압박을 위한 구체적인 한미 공조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다음 주 초 방한,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갖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천 본부장과 힐 차관보는 회동시 이번 주말께 채택될 것으로 보이는 북한 핵실험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방안을 협의하고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원활한 협의가 이뤄지기 위한 사전조율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러시아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부 아.태 담당 차관 역시 15일 방한, 천 본부장과 한-러 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뒤 16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과 핵실험 문제 해결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9일 북한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를 중심으로 진행중인 대북 압박 움직임과 함께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 노력도 다음 주를 계기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속에서도 사태의 추가악화를 막기 위한 한중 양국의 노력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3일 북한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공동 조치로서 유엔 안보리가 필요하고도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하는 것을 지지한다는데 합의하고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체의 행동을 중지하고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과 후 주석은 이날 낮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으고 북한 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며 한반도의 안정적 비핵화가 무엇보다도 긴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이 전했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북한 핵실험을 확고히 반대하고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한편 유엔이 곧 채택할 대북 결의안과 관련, 유엔 관계자는 “미국은 당초 원안에서 ’유엔헌장 7장에 따라 행동한다’는 문구를 삽입, 군사적 제재조치 가능성을 열어놨으나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을 우려한 중국과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 막판에 양보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들에 대한 해상 검색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상당히 완화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당초 미국 초안은 유엔 회원국들로 하여금 북한을 출입하는 모든 화물선에 대해 무기로 의심되는 물질을 찾아내기 위해 화물검색을 실시하고 전면적 무기 금수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비해 새 타협안은 모든 회원국들에게 2004년 안보리가 채택한, 이른바 테러리스트들의 WMD 확보에 초점을 맞춘 유엔 결의 1540에 근거해 자국 국내법에 따라 가능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했다.

당초 원안은 해상 검문의 경우 ’필요하다고 간주될 경우’로 규정해 군사적 조치에 준하는 해상 봉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됐으나 새 타협안은 ’가능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완화됐다.

아울러 논란을 겪어온 무기 금수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무기금수’에서 ’중화기’로 대상을 대폭 제한했다.

앞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미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을 만나 강력한 대북조치의 필요성에 합의, 대북 결의안 채택의 막판 타결 가능성을 예고했다.

일본 정부는 13일 오전 각의를 열어 ▲모든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 ▲북한으로부터 모든 상품 수입 금지 ▲북한 국적을 가진 자의 원칙적인 입국 금지 등 인적·물적 교류를 사실상 중단하는 추가제재 조치를 의결, 이날 자정부터 독자 제재에 착수하기로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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