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北지원 봇물…“美 포함 12개국 이상 참여”

▲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북한선박 ⓒ연합

며칠간 한반도 북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북한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단 소식이 전해지자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북한의 호우 피해가 지난 1996년 수해에 못지않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국제사회가 폭넓은 지원을 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반 총장은 이날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 아사히신문 주필과 가진 회견에서 북한의 최근 수해에 대해 이같이 위기감을 표명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나 반 총장은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조치를 해제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에서 검토할 문제”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지원액수로 보면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보다는 우리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정부는 북한 수해를 돕기 위해 71억원 상당의 긴급구호물품을 우선 전달하기로 했다. 생필품과 의약품 등 71억원 어치에 이르는 긴급구호 물품은 23∼25일 3일 간 25t 트럭 200대에 실려 개성 봉동역으로 전달된다.

국제기구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 등에서도 대북 지원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파델라 샤이브 WHO 대변인은 이날 제네바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보건소 22곳 중 적어도 11곳이 침수됐으며, 보건소 내 자료와 의약품, 의료 장비 등이 유실됐다”고 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엘리자베스 바이어스 대변인도 “상황이 심각할 뿐 아니라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홍수 피해 지역 중 황해북도의 경우 현지 주민의 10%가 대피했으며, 농경지의 70%가 침수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선 16일 WFP는 한달 간 총 50만명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긴급식량지원 프로그램을 북한에 제안했다. 폴 리슬리 WFP 아시아 사무소 대변인은 “만약 북한이 이 제안을 수용하면 기존 식량 비축분의 감소분을 보충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즉각 지원을 호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FP는 17일 WFP와 유엔아동기금(UNICEF)을 중심으로 유엔 긴급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북한에 파견한 상태로, “앞으로 24시간~48시간 안에 구체적인 피해규모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FP측은 2개 도의 8개 지역에 평가 작업팀을 파견하는 한편, 약 32만명의 주민들을 위해 긴급 식량 원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 당국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의 수해 구호를 위해 12개국 이상이 지원을 약속했다고 유엔은 밝혔다.

마가레타 월스트롬 유엔 긴급구호 조정관은 18일 “한국과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호주,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일랜드 등이 북한의 수해 복구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고 이들 중 많은 나라가 이미 재정적 지원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25만 유로(약3억 2000만원)를 지원키로 결정했고, 싱가포르 정부와 적십자사도 각각 5만달러와 1만9000달러 지원을 결정했다. 미국 국제 개발처는 10만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 지원을 정부차원에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국제적 지원 움직임은 최근 북핵 문제에서 북한이 일정한 진전된 태도를 보인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편, 북한 당국도 이번 수해로 인한 피해 상황을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외부에 공개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북한은 5일간의 집중호우가 멈춘 지난 11일부터 17일 현재까지의 피해상황을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시시각각 보도하고 있다.

특히 WFP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으며, 지난 14일에는 평양에 있는 UNICEF와 WHO, WFP 등 유엔기구 관계자들을 초청해 평양 인근 수해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평양주재 외국 TV가 물에 찬 북한의 모습을 찍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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