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北정권 교체에 적극 나서라

마르크스주의 유물사관은 ‘국가’란 사회주의 사회에서 공산주의 사회 단계로 진입하면 조락(凋落)한다고 주장한다. 국가는 공산주의 단계에 이를 때까지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독재기관’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주의 정권이 수립되고 사회주의 과도기가 끝날 때까지는 계급투쟁이 계속되기 때문에 노동계급의 독재가 필요하지만, 과도기가 끝나면 노동계급의 독재도 조락하고, 국가정권 자체가 조락한다고 보았다.

계급도, 국가도 폐절되고 필요에 따라 일하고 원하는 만큼 분배받는 이상사회_.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모든 공산국가들은 예외없이 이 이론에 근거하여 사회주의-공산주의 건설이라는 몽환(夢幻)의 길로 몰려갔다.

그러나 불과 70여년만에 구소련이 무너지면서 마르크스주의는 이론적으로도, 실천적으로도 오류였음이 증명되었다. 이론이 틀렸으니 실천이 될 리 없다.

스탈린주의는 여기에 계급혁명을 위해 폭력을 정당화했다. 전쟁을 일으키고 사람 죽이는 일을 계급혁명의 이름 아래 미화한 것이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이 계급독재에 희생되어 전쟁터에서, 정치범 수용소에서, 유럽에서, 아시아에서. 남미에서, 아프리카에서 목숨을 잃었다. 개중에는 오로지 20세기의 어느 공산국가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사람도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정권 수립 57년의 명암

아시아의 작은 땅 한반도 북쪽에서도 스탈린주의 정권이 세워진다. 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수립되었고, 이로써 한반도의 분단도 현실로 확정되었다. 57년 전 오늘이다.

북한에서 정권수립기념일은 9.9절로 불린다. 북한정권 수립일을 맞아 다시 생각해본다.

설사 마르크스주의의 오류가 확증되었다 해도, 지난 57년 동안 북한정권이 마르크스주의 이론에 따라 사회주의-공산주의 사회를 지향이라도 해본 정권이었던가?

스탈린은 김일성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북한땅에 자신을 추종하는 정권을 세웠다. 스탈린은 해방직후 김일성과 빨치산 부하들의 ‘공식자격’ 입국을 불허했다. 대신 ‘소련군 대위 김일성’을 내세워 스탈린 정권을 세운 것이다.

이후 김일성은 스탈린주의 폭력혁명에 입각하여 남침을 시도, 한반도 전역에 스탈린 정권을 세우려다 한국군과 UN군의 국제민주주의 연대세력의 저항에 부딪혀 실패했다.

김정일 착취계급과 2천3백만 피착취계급

전쟁 후 남북은 정반대의 길로 나아갔다. 남한은 압축성장을 통한 산업화를 물적 기초로 하여 빠른 시간 내 민주화까지 이루었다. 설사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본다 하더라도 경제력의 바탕이 없이 그 다음 단계의 사회발전은 불가능하다. 그만큼 남한은 산업화를 통해 민주화로 가는 사회발전의 기초를 잘 닦았던 것이다.

반면 북한은 어떻게 되었나.

오로지 공산주의 신념 하나로 북으로 간 그 많은 인텔리들은 어떤 운명에 처해졌던가? 지금 북한에 과연 단 한 명이라도 마르크스주의자, 공산주의자가 남아 있기나 한 것인가?

김일성은 중-소 이데올로기 논쟁의 틈바구니에서 주체를 내세우면서 60년대 말 유일체제를 완성하고 이미 퇴물이 된 스탈린식 군국주의 노선을 계속 추종했다. 70년대 들어와서는 자기의 아들 김정일을 후계자로 세우는 해괴망칙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남북의 체제경쟁은 사실상 70년대 중반에 이미 끝난 것이다.

67년 김일성의 5.25 교시를 계기로 그나마 잔명하던 마르크스주의자, 공산주의자들은 죄다 사라진다.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나라에서 마르크스는 박물관으로 들어가고 공산주의자들은 모두 땅속으로 들어갔다. 김일성-김정일 수령독재의 망령만 북한전역을 배회하게 된 것이다.

이후 북한에는 두 가지 계급만 남게 되었다. 김일성-김정일 가계(家系) 중심의 이른바 ‘혁명의 수뇌부’란 이름의 착취계급, 그리고 2천3백만 피착취 계급이 그것이다. 지금 북한정권은 김일성-김정일 가계의 착취계급이 당과 군이라는 ‘집사’들을 활용하여 전 피착취 계급에게 일을 시키고 그 노동의 결과를 ‘털어먹는’ 체제인 것이다. 노동계급의 사회가 아니라, 노예계급의 사회라 부르는 것이 정확한 것이다.

북 정권 57년, 정권 교체 모두 나서야

사정이 이러한지도 모르고 남한의 속칭 ‘진보정당’은 북한에 무슨 관념 사회주의자들이라도 남아 있는 줄 착각하고 통일전선부 심부름꾼들을 만나 허울좋은 ‘화해협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도 ‘진보정당’이라니, 정말 간판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북한정권은 57년 동안 과연 무엇을 했던가? 사람을 먹여살리기는커녕 굶겨죽이고 쏴죽이는 정권을 어떻게 정권이라 할 수 있으며, 또 남한정부는 그런 정권과 어떻게 화해협력이 가능하다고 믿는가?

이제 김정일 정권을 갈아치우고 북한정권 57년은 땅에 묻어야 한다.

그 길은 북한정권을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방법 외에 없다. 남한과 국제사회는 주민들이 김정일 정권을 교체하고 스스로 자유민주주의 정권을 건설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 길만이 지난 기간 북한 주민들의 삶에 무심했던 우리가 조금이라도 마음의 빚을 털어내는 길이기도 하다.

손광주 편집국장 sohnkj21@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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