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학포럼 참가자들, ‘서울평화선언’

일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 등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참가자들은 27일 한반도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을 방문한 뒤 세계평화를 호소하는 ’서울평화선언’을 발표했다.

’평화를 위한 글쓰기’라는 주제로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현기영)이 공동 주최한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한 국내외 작가들은 이날 “국제 정치의 도구로서의 전쟁종식” 등 7개 조항의 서울평화선언을 채택했다.

한국전쟁 때 북측 종군기자로 휴전협상을 취재했던 헝가리 작가 티보 머레이가 제안해 작성된 서울평화선언은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테러 행위, 생명과 환경파괴 등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선언문은 북한 핵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핵확산 금지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서울평화선언은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에도 핵무기와 화학무기, 그리고 대량살상무기들은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극단적 광신주의와 정치 이데올로기, 그리고 문화적 쇼비니즘은 전쟁과 폭력의 정치학이 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은 이성의 실패이자 무능력이며, 국가간 분쟁은 평화로운 국제법의 테두리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우리는 핵무기의 위협 아래 있는 나라에 모였다”면서 “분단을 초래한 문제점들과 그로 인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긴장에 대한 평화적 해결책이 만들어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비극적 분단의 산물인 한국 비무장지대(DMZ) 자연생태계의 보존을 위해 전세계에서 나서서 지지해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서울평화선언은 문학포럼에 참가한 국내외 작가 81명 가운데 77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 선언문은 ’국제정치 도구로서의 전쟁종식’ ’핵 확산 금지와 전 지구적 무장해제를 위한 노력’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더 많은 지원’ ’부당한 차별의 철폐와 모든 인간을 위한 평등한 권리의 혜택’ ’공평한 노동정책의 실천, 그리고 그것을 위한 국가 간의 상호연대’ ’모든 소수인종들에 대한 권리의 존중’ ’모든 지각 있는 존재들을 위한 환경의 보호와 보전’ 등 7개항을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한편 김우창 서울국제문학포럼 조직위원장이 파주 헤이리 북하우스에서 서울평화선언을 발표하기에 앞서 오에 겐자부로, 루이스 세풀베다, 베이다오, 모옌, 마거릿 드래블 등 외국 작가와 고은, 황석영, 오정희, 백낙청, 유종호, 김화영, 김연수 등 국내 학자와 작가들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찾아 한반도 분단현장을 확인했다.

판문점을 방문한 외국 작가들은 군인들의 상엄한 검문과 경비 등에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오에 겐자부로는 “마음속에 이곳 풍경을 담고 간다”고 했고, 티보 머레이는 휴전협정 취재 당시 찍었던 자료사진들을 현재 풍경과 비교하면서 감회어린 모습으로 판문점을 둘러 봤다.

15년 전 범국민대회 등을 위해 판문점을 방문했던 소설가 황석영 씨는 “그때나 지금이나 풍경이 정지된 느낌이어서 박물관을 보는 것 같다”면서 “어제만 해도 서울에서 웃고 술 마시며 즐거워하던 외국 작가들이 무장군인들의 삼엄한 경계모습을 보고 한반도 분단현실을 실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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