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北장마당 첫 조사…”물물교환 성행”

북한의 배급체계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북한 장마당에서 물물교환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쌀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다른 식료품이나 생활용품과 쌀을 맞바꾸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북한 식량실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WFP는 국제기구 대표단이 북한 장마당을 조사한 것은 전례없는(unprecedented) 일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10일에 한번씩 직거래 장터가 열려 활발한 물물교환이 이뤄진다.


기준 품목은 쌀 1kg, 쌀 1kg은 생선 1kg이나 옥수수 2kg, 돼지고기 1.5kg, 계란 5개 등과 맞교환된다. 일부 주민은 협동농장에서 일하는 친척이나 친구들을 통해 ‘빼돌린’ 곡물을 다른 물건과 교환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터에서는 곡물 판매가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는 데다가 쌀 1kg의 암시장 거래가격은 북한 근로자 월평균임금(3천~4천원)의 절반이 넘는 2천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물물교환이 성행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장마당 물물교환은 비공식 경제를 떠받치는 중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주민들에게 배급되는 곡물이 4월말께 바닥나면 물물교환만으로는 단 몇 주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면서 “북한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보고서는 보다 공식적 형태의 시장인 국영상점과 공설시장(종합시장)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했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국영상점에서는 간장, 된장, 식용유 등의 ‘필수 식료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간장은 1인당 하루 50g, 된장은 30g, 식용유는 20g으로 구매량이 제한된다.


물량이 부족해 판매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콩기름은 2월 초부터 판매되지 않고 있다. 쇠고기는 1월1일이나 고(故)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16일 등 ‘특별한 날’에만 살 수 있다.


일부 국영상점에서는 필수 식료품 외에도 학용품, 옷, 신발, 담배, 맥주, 장난감, 단파 라디오 등을 판매하며, 농촌 지역의 국영상점은 물품 종류나 수량면에서 도시의 국영상점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한 공설시장에서는 직거래 장터와 마찬가지로 야채, 과일, 계란, 생선, 콩, 조미료, 농기구, 학용품, 옷 등 다양한 물품이 판매되지만, 장터와는 달리 매일 열리며 가격 경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화폐개혁 이후 공식적인 물품 가격은 내려갔지만, 북한 주민은 돈보다는 물건이 부족해 구매를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 화폐의 공식환율은 미화 1달러당 100원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1달러당 3천원에 거래되고 있었다”면서 “결국 지난 2009년 11월 단행된 화폐개혁은 무효화된 셈”이라고 평가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