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곡물가 상승, 北 외부지원만 의존 어려울 것”

북한이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향후 농업개혁을 실시하지 않고 외부지원에만 의존하려고 한다면 국제사회 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이영훈 박사는 세종연구소가 매달 발간하는 ‘정세와정책’ 6월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북한이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개혁과 산림녹화 등을 통해 농업생산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며 “산림녹화가 전력문제의 해결 등이 수반되면서 추진되어야 할 장기적인 과제라 한다면 농업개혁은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조만간 추진될 수 있는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농업개혁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더라면 식량사정이 이처럼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향후 북한 정부가 농업개혁을 외면하고 외부지원에만 의존하려 한다면 국제사회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로부터도 외면당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곡물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외부지원에 기대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2007년도 북한의 곡물생산량은 401만t으로 전년도에 비해 약 50만t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외부도입량을 합해도 총 공급량은 471만t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식량사정이 심각했던 1990년대 후반 수준보다 나은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식량 문제는 공급 문제 뿐 아니라 취약한 유통구조에도 기인한다”며 “일부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의 시장 발달이 식량유통 구조를 개선하는데 기여했을 것이므로 1990년대와 같은 비극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을 통한 식량배분이 배급제의 그것보다 효율적일 수 있고 그로 인해 1990년대 후반보다는 식량난의 정도가 덜 심각할 수는 있다”면서도 “곡물 수요량 추정에 있어 곡물은 식용 뿐 아니라 가공, 종자, 사료, 기타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2008년도 식량부족분은 50~150만t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 발달과 관련해 “시장은 유통구조 개선에 기여하지만 빈부격차를 확대시키게 되므로 여건이 나빠지면 임금과 배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장사할 여력도 없는 취약계층의 식량 사정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며 “더욱이 인플레가 심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박사는 “2007년도 곡물 총 공급량이 감소하고 곡물가격이 급등하게 된 원인은 농업계획의 지체 및 외부도입량의 감소, 환경파괴를 초래한 농업정책 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업개혁이 지체된 데다 2007년 들어 과거에 농장원들에게 허용되었던 부업지를 몰수는 등 보수적 경향이 강화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근 농장원들의 굶주림을 해결하려고 경작지를 개인들에게 도급형태로 제공했던 협동농장 관리위원장이 농경지를 사유재산으로 취급하고 자유주의풍에 물들었다고 처벌받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07년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던 것은 그해 8월 수해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러한 수해는 다락밭 농사와 땔감 확보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산들이 민둥산이 되면서 나타나는 환경파괴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서 자연재해는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심각한 기근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국제적십자연맹의 ‘2007 세계 자연재해 보고서’는 1997~2006년 10년간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북한의 사망자 수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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