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무확대·휴대전화 합법감청 추진

정부는 국가정보원과 수사기관이 필요할 경우 휴대전화 감청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과 사법당국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5일 “이동통신회사가 의무적으로 감청설비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휴대전화 감청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상 휴대전화 감청이 불법은 아니지만 과거 국정원은 ‘휴대전화 감청이 기술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카스’ 등 장비를 동원, 휴대전화 불법 감청을 해온 사실이 2005년 검찰 수사결과 드러난 뒤 관련 장비를 모두 폐기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정원과 수사기관이 휴대전화 감청 장비를 보유할 경우 남용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일 수 있는 만큼 이동통신회사가 장비를 보유함으로써 적법하게 휴대전화 감청을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방안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추진됐으나 시민단체 등의 반발 속에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법은 법무부가 추진하고 있다.

국정원은 또 국정원법에 명시된 현행 5개 국정원 직무에 산업기밀 유출 방지 등 국익과 직결되는 이른 바 ‘신 안보 분야’ 활동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국가정보원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국익 관련 정보 보호 활동이 각국 정보기관의 새로운 주 업무로 부상했음에도 현행 국정원법상의 직무에는 관련 업무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은 만큼 이를 명문화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행 국정원법에는 ▲국외정보 및 대공.방첩.대테러 등 국내 보안정보 수집 ▲국가기밀에 대한 보안업무 ▲내란 및 국가보안법 등 사범 수사 ▲국정원 직무 관련 범죄에 대한 수사 등으로 국정원 직무가 명시돼 있다.

국정원은 또 대(對) 테러센터를 국정원 산하에 두는 내용을 골자로 한 테러방지법 제정을 16~17대 국회에 이어 18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18대 국회 회기 중 국정원법.통신비밀보호법.테러방지법.비밀의 관리 및 보호에 관한 법(비밀보호법).사이버보안 관련 법 등 국정원 관련 5개 법안의 제.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며 “현재 국무회의를 통과한 비밀보호법 외에 다른 법안은 문안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안보 관련 사안으로 국한돼 있는 비밀의 범위를 국익 관련 사안까지로 대폭 확대하고 비밀 누설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비밀보호법(안)’은 지난 달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국정원은 이밖에도 융통성 있는 조직 운용 및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팀제 도입을 통해 3~4급인 과장.계장 등 현재의 관리 인력들이 실무인력으로 투입될 수 있게 되며 직급은 낮지만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팀장으로 중용될 수 있게 될 것으로 국정원은 기대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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