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정쟁에 對北심리전 위축돼선 안돼”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댓글사건으로 대북심리전 활동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국정원과 군의 댓글 사건으로 대북심리전단 활동이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전문가들과 사이버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남심리전 활동이 보다 심화 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대북심리전 활동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북한 보위기관에서 근무하다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등에 따르면 북한은 당·군·내각 산하에 대남 심리전 전담 부서를 두고 관련 요원들을 대거 육성하고 있다. 특히 북한 노동당은 평양 모란봉에 위치한 통신전문 교육 기관(‘모란봉 대학’으로만 알려져 있음)을 통해 ‘해킹 및 선전대 침투’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평양 형제산 구역의 미림대학은 군 소속으로 전산 및 사이버 요원들을 양성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28일 국정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총·대선 기간 북한 통일전선부가 중국 선양에 설치한 사이버 거점에서 소셜네트위크서비스(SNS)에 올린 정부·여당 비방 글이 1만4000여건에 달한다. 또한 북한은 SNS 3대 공식 계정인 ‘우리민족끼리’ ‘민족통신’ ‘조선민주주의’를 통해 지난해 여당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글 등 총 5690건의 비방글을 SNS에 유포했다.


북한은 전문 요원들을 양성, 중국에 파견해 온라인상에서 대남 심리전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남한 내 친북·종북세력을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북한이 남남갈등을 유발시키기 위해 이러한 대남심리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정원의 대선 개입 문제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국정원과 군의 대북심리전 활동에 대해서는 “북한의 대남 심리전 활동에 대응한 당연한 국가적 의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사이버 정보 분야 전문가는 데일리NK에 “북한이 사이버상에서 진행하는 대남 선전선동은 남한 적화 통일 세력 확산, 우호세력 구축 등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서 “정부가 진행하는 대북 심리전 활동은 이런 적들의 공격에 대한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당연한 의무로써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단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 주장만을 듣고 거기에 현혹될 수 있는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도 이런 활동은 보장돼야 한다”면서 “사이버 상에서의 북한 대남심리전이 일반적인 상식에서 납득하기 어렵지만 정부에 비판적인 시각이나 친북적 성향의 네티즌들에겐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는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보안수사대 한 경찰관도 “북한의 심리전에 현혹돼 우리민족끼리 등에 가입하고 온라인 상에서 친북·종북적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네티즌들이 상당하다”면서 “정부를 비판하고 북한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면 반정부 인식이 있는 네티즌들이 서로 옹호하는 댓글들을 달아 주면서 이들의 친북적 활동이 점점 노골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봉선 고려대 교수는 “북한은 남한 선거 때마다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노골적인 활동을 벌이는데 이러한 움직임에 국정원이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북한의 심리전에 영향을 받거나 자생적인 친북·종북 세력들이 온라인상에서의 활동이 버젓이 벌이고 있기 때문에 국정원이든 군이든 정부 차원의 대응이 향후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교수는 “최근 정치권 등 국정원의 대북심리전과 정보활동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셈이다. 전 세계 국가정보 기관이 정보활동을 안 하는 곳이 어디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심리전 대응, 정치적 중립 지키기 어려워”


다만 전문가들은 국가 정보기관이 특정 후보를 비난하는 등 정치성 댓글을 다는 행위가 국정원법, 선거법에 위배되는 만큼 북한의 대남심리전에 맞선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정 후보에 대한 유·불리한 글에 치중하지 않고 대응하는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이버 정보 분야 전문가는 “국정원 등 정보기관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통제 시스템을 만들어 향후 정치개입 등의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혁신할 필요는 있다”면서 “정권에 따라 국정원의 대북심리전 활동 범위와 영역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규정이나 매뉴얼을 만들어 공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대남 심리전이 정치적 성향의 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심리전단 활동이 정치성을 띨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 교수는 “국정원의 대북심리전 활동이 정치개입이냐 정당한 활동이냐는 기준선을 어디에 두는 게 관건이다”면서 “선거 시기 북한의 남남갈등 유발을 위한 대남심리전에 대한 국정원의 대응이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국정원 활동을 공개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거 이전 국정원이 여야에 비공개로 대북 심리전 대응 활동계획에 대해 보고해 심리전 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