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북정보역량 강화’ 공염불?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응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대북 정보 수집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국정원이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치사찰을 중단하고 산업정보보호와 대북 정보수집 역량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국정원의 이같은 목표가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낳고 있다.

실제 20일 열린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는 이번 사건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대북정보 부재, 초기 대응 및 상황대처 미비 등과 관련, 대북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국정원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남북간 교류.협력 기조가 유지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원에서 대북 정보 라인이 상대적으로 힘을 받지 못했던데 따른 부작용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국정원 대북정보수집 역량 강화 필요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금강산 피격 사건에서 보여준 국정원은 뭐 하는 집단인지, 월급을 받고 뭐 하는 집단인지 알 길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정원 측은 정보기관의 특성상 구체적인 해명을 하기 어렵다면서도 현재 대북 정보 수집 기능은 이전 정부 때보다 강화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우선 현 정부 들어 국정원 대북 담당 3차장실은 인력이나 조직 면에서 이전 정부에 비해 강화됐으면 됐지 약화되지는 않았다고 국정원측은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국정원을 통한 물밑 대북 교섭을 지양하고 투명하게 남북관계를 끌고 가겠다는 기조를 내세움에 따라 국정원 3차장실의 조직과 인력배치는 남북 교류협력 파트의 역량을 다소 줄이는 대신 대북 정보 파트에는 오히려 힘을 싣는 쪽으로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 3차장(김보현.서훈)과 원장(김만복)을 남북교류협력 전문가들이 잇달아 맡았던 반면 현 정부 들어 국정원 북한정보실장을 지낸 ‘정보통’인 한기범씨가 3차장을 맡은 것도 대북 정보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게 정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국정원의 정보역량에 여러 가지를 의문을 제기했다.

한 정보 소식통은 “현 정부 들어 남북 당국간 대화가 전면 중단됨에 따라 대북 정보 수요가 이전 보다 커졌지만 국정원의 역량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남북간 상시적으로 회담이 열릴 때는 회담을 계기로 당국자간에 적지 않은 정보 교환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일체의 당국간 회담이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정원의 인력과 첨단장비를 활용한 대북 정보 수집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

즉 국정원의 대북 정보 수집라인은 강화되고 있지만 공식 당국 채널을 통해 얻어왔던 정보의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준은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남북 관계가 전반적으로 경색되면서 국정원의 대인 정보 수집 역량도 과거에 비해 위축됐을 개연성도 없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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