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민노당 방북’에 반대의견

국가정보원이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방북 문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통일부가 고심 끝에 방북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관계 당국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방북 승인을 주관하는 부처인 통일부로부터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방북에 대한 의견 조회를 받고 지난 주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와 관련, 문성현(文成賢) 대표와 노회찬(魯會燦), 권영길(權永吉) 의원 등이 포함된 방북단 13명 가운데 특정인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힌 게 아니라 이번 방북에 대해 포괄적인 반대 입장을 통일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입장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전개되고 있는 복잡한 국내외 정세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정원과 검찰이 민노당 당직자까지 구속한 이른바 386 운동권 출신 간첩 의혹에 대한 수사와 때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거리로 비화할 소지가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까지 고민하다가 방북을 규제할 만한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 민노당 방북단이 베이징(北京)으로 출국하기 직전에 최종 승인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승인 과정에서 국정원 외에 법무부에도 의견을 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견 조회가 있었고 이에 회신했다”고 말했지만 “그러나 회신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 입장이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부처간 협의는 했으며 지난 주에 의견이 왔다”고 확인했으나 “어떤 내용으로 어디에 (의견조회를) 의뢰했고 어떤 입장이 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부처별 입장에 대해 함구했다.

통일부는 방북 신청이 중요한 경우 관계부처에 의견을 묻지만 이는 참고사항일 뿐 승인 여부는 통일부 장관의 재량권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종전에도 국정원이 특정 방북자의 공안전력 등을 문제삼아 반대 의견을 냈는데도 통일부가 방북을 승인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앞서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은 20일 민노당 문 대표의 예방을 받고 “2차 핵실험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무조건 북한에 6자 회담 복귀와 대화를 촉구해달라”고 당부했고 문 대표는 “정부의 여러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특히 이 자리에서 이번 방북 기간에 국보법 위반 논란이 일 수 있는 참배나 조문, 박수 등을 삼갈 것을 요청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노당 지도부는 지난 해 8월에 이어 두번째로 북한 조선사회민주당 초청으로 이날 베이징을 거쳐 31일부터 닷새간 평양을 방문한다.

지난 해 방북 때는 당시 김혜경(金惠敬) 대표가 애국열사릉 방명록에 “당신들의 ‘애국의 마음’을 길이 새기겠다”고 서명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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