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방북중…‘아리랑 관람’ 합의?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사진)이 평양을 극비리에 방문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의제와 일정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기자를 만나 “김 원장이 10월 2~4일 진행될 정상회담 의제와 일정 합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김 원장은 지난달 2~3일과 4~5일 등 두 차례에 걸쳐 평양을 방문해 만났던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노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하고 북측의 요구를 사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는 고위 당국자를 인용 “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일정 가운데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고 남포의 서해갑문을 시찰하는 데 대한 남북 간 합의가 사실상 이뤄졌다”면서 “북측으로부터 서해갑문 방문 등에 대한 비공식 제의가 왔고 노 대통령이 이를 원칙적으로 수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아리랑 집체 공연은 한국인의 정서에 안 맞는 장면을 일부 수정하는 대신 카드 섹션에서 노 대통령의 방북과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장면을 추가하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할 예정” 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북측 제의를 수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 “북측이 희망하는 참관지를 모두 거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아리랑 공연 관람은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궁전 참배 요구를 피해 가기 위해 고심 끝에 선택한 방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0일 “북한이 2차 남북정상회담의 전체 일정 중 하나로 아리랑 공연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남북관계 진전과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감안할 때 상호 체제의 차이에 대한 이해와 존중차원에서 좀 더 포용적인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접근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랑 공연은 ‘체제 선전용’ 집단 체조다. 여기에다 수만 명의 아동들을 수개월간 집단훈련 시킴으로써 유엔 등 국제사회로부터 심각한 인권유린 현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만약, 당국자의 증언이 사실로 들어날 경우 아리랑 공연의 일부 장면(국군을 적으로 묘사한 부분 등)을 삭제한다고 해도 인권유린 요소가 다분한 공연을 관람했다는 국내외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의 방북설에 대해 국정원은 “정보기관 수장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의 핵심의제는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도출되어야 할 문제”라면서 “국정원장이 비공식적으로 방북해 의제와 일정협의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밀실거래설 이나 이면합의설 의혹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체제 선전 성격이 강한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선 국민적 거부감을 헤아려야 한다”며 “국민은 북측요구에 대한 ‘무조건 OK’하는 정부가 아닌 ‘사안에 따라 OK’하는 정부를 원한다”며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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