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은 23일 김정일의 최근 건강 상태와 관련, “조금 호전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정보위 간사인 이철우 의원이 전했다.
김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 출석, 의원들의 질문에 이같이 밝히면서도 김정일의 건강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정보위 소속 의원들은 최근 ‘김정일이 양치질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등의 구체적인 정보가 보도된데 대해 정보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을 질타했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김 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 “8월 14일 이후 김정일이 순환계 계통에 이상이 발생해 치료를 받았다”며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돼, 언어 구사에는 전혀 장애가 없으며 통치행위를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김하중 통일부장관은 이날 “확인된 정보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 김 원장과 차이를 보였다. 이후 김정일 ‘건강 이상설’은 청와대 고위관계자 등을 통해 ‘양치질을 할 수 있는 수준’ ‘부축 받으면 일어설 수 있는 정도’라는 갖가지 첩보성 정보까지 제기됐다.
이에 정부의 정보 관리의 허술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고 이후 통일부·외교부 장관들이 직접 나서서 “확인된 정보가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따라서 이날 국정원장의 ‘추측’ 발언도 이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최근 영변 핵시설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붙인 봉인과 감시카메라를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와 관련, 김 원장은 “일부 봉인이 제거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 의원이 밝혔다.
정보위 소속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도 “국정원이 일부 봉인이 제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최근 휴대전화에 ‘칙칙’ 소리가 나는 등 감청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최근 그런 문제제기를 해오는 분들이 많은데, 휴대전화 간 통화 감청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