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KAL 858기 ‘폭파조작설’ 조사를 환영한다

국가정보원이 KAL 858기 폭파사건에 대한 조작 의혹이 제기된 배경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9일 여권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KAL기 폭파 사건은 북한에 의한 테러 행위”라며 “그런데도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전 정권에서 KAL기 사건 결과를 번복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노무현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이라며 “지난해 말 국정원 내부에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우리는 KAL 858기 폭파사건 조작설 배경 조사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조치를 환영한다.

KAL 858기 폭파사건은 1987년 김현희 등 북한 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현 35호실) 공작원에 의해 발생한 명백한 테러행위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리비아, 이라크 등과 함께 북한을 테러국으로 지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북한의 테러임이 과학적 조사로 충분히 뒷받침되었던 사건이다.

그러나 1987년 대통령 직선제에 의한 투표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하여 “KAL 858기 폭파사건은 남한 안기부의 조작”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답습하며 남한 내부에 루머를 퍼뜨린 일부 정치세력이 있었다. 이들의 루머 유포에 따라 KAL 858기 폭파사건의 안기부 조작설이 급속히 시중에 유포되었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 당시 주요 운동권 출신이 ‘KAL 858기 폭파사건 조작설의 진상’에 관해 증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후 과거의 조작설에 오랫동안 현혹돼 있던 운동권 출신들이 청와대, 국회, 행정부에 들어가면서 이미 진상이 다 밝혀진 사건에 대해 새삼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부화뇌동한 MBC 등이 2003년 이래 조작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바람에 실제 국민들 사이에서 ‘조작설’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2007년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여한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에서 재조사를 하는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졌으나, 결국 북한 공작원에 의한 사건임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KAL기 사건의 범인 김현희는 엉뚱하게 자신이 KAL기 사건 폭파범이 아니라는 진술을 강요받는 해괴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친북 성향을 보인 노무현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이 나를 MBC에 출연시켜 바보를 만들려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 사회는 북한문제를 둘러싸고 이른바 보수-진보, 좌-우로 분열되어 거의 내전(內戰)에 가까운 갈등을 보여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갈등의 내면을 추적해 들어가면 보수-진보, 좌우 문제가 아니라 진실과 거짓, 옮고 그름(是非)임을 알 수 있다. KAL 858기 폭파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KAL기 사건은 북한 노동당에 의한 테러라는 것이 ‘진실’이고, 안기부 조작설은 ‘거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보수-진보, 좌우의 갈등으로 취급한 측면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때늦은 감이 있지만 KAL기 사건 조작설 배경을 조사하는 국가정보원의 조치를 환영하는 이유도, 북한문제에 관하여 먼저 진실과 거짓, 시(是)와 비(非)를 가려내는 일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정원이 그 배경을 조사하면 이미 법적으로 제기하기 어려운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설사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는 법적으로 어렵다 하더라도 KAL기 폭파조작설의 실체와 그것이 퍼져나간 당시 사회적 구조를 밝히는 것이 앞으로도 유사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사회는 지난해 광우병 사태에서 보듯, 방송과 저질 인터넷 선전매체의 무분별한 날조와 의혹제기로 인해 대한민국 공동체 파괴 현상과 사회적 비용 지불이 너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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