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세탁 `北직파간첩’ 구속기소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14일 태국ㆍ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에서 국적을 세탁한 뒤 국내에 잠입해 군사 시설물 등을 촬영해 북측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남파 공작원 정경학(48)씨를 구속 기소했다.

북한이 직접 침투시킨 `직파간첩’ 사건이 발생한 것은 1998년 12월 여수 해안에서 사살된 윤택림 사건 이후 8년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제3국을 통한 간첩 파견 기관인 `노동당 35호실’ 소속인 정씨는 1995년 12월 태국에서 현지인으로 국적을 세탁한 뒤 1996년 3월~1998년 1월 3차례 국내에 잠입했으며 이 가운데 1996년 3월과 1997년 6월 `전시 정밀타격을 위한 좌표확인’ 목적 등으로 주요 시설을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가 국내에 잠입한 기간 촬영한 곳은 울진 원전, 천안 성거산 공군 레이더기지, 용산 미8군부대, 국방부 및 합동참모본부 청사 등이었고 1996년 3월 경복궁에서 청와대를 촬영하려다 경비가 삼엄해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올해 6월 `남조선 장기침투 여건 조성’ 지령과 함께 공작금 1만달러를 받아 국내 장기 침투 여건을 탐색하기 위해 `켈톤’ 명의의 필리핀 여권을 갖고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잠입했다.

특히 태국에서 활동할 때 `정 선생’으로 불린 그는 1993년 7월부터 동남아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방글라데시, 태국, 중국, 필리핀 사람으로 4차례 국적을 세탁해오면서 정영학, 정철, 모하메드, 마놋세림, 켈톤 등의 가명을 사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7월4일 우리나라에 4번째로 입국했다가 출국 직전인 7월31일 국정원에 체포ㆍ구속돼 조사를 받아왔다.

함경남도 함주 출신의 정씨는 1976년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 2학년을 중퇴한 뒤 인민군 총정치국 적공국(敵工局)의 사병, 공작원 등을 거쳐 1991년 대외정보조사부(현재 35호실) 공작원으로 선발됐으며 김정일정치군사대학의 교육을 받고 1993년 7월부터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활동해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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